스톤 감형구형 이어 플린 기소취하…'정치공작 피해' 프레임으로 민주에 반격
"법무부 공정성 훼손·사법 행정 오점" 비판론…법무장관 사퇴론 거세져

임기 마지막 해에 접어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법원에 기소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을 잇달아 선처하면서 또다시 법치주의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선 캠프가 러시아 측과 공모, 미 대선에 개입한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해 기소된 측근들이 감형이나 기소 취하 처분을 받음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트럼프 측근사랑' 또 법치주의 훼손 논란…"오바마게이트" 역공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게이트가 특검까지 거쳤지만 불기소로 이어졌음을 거론하며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와 민주당의 정치공작이라고 받아치지만, 법무부의 공정성을 또다시 훼손하며 사법 행정에 오점을 남겼다는 반발도 거세다.

1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지난 7일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 허위 진술 혐의로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2016년 12월 세르게이 키슬라크 당시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해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들통나 취임 24일 만에 낙마했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의 2017년 1월 조사 때 러시아와 제재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한 사실이 드러나 기소됐고, 이후 거짓말 사실을 인정한 뒤 감형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법무부는 최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플린이 주미 러시아 대사를 접촉한 것은 적법하기 때문에 FBI 수사는 부적절했다"며 기소 취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바 장관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해 허위진술, 증인 매수 등 혐의로 기소된 로저 스톤에 대한 검찰 구형량을 징역 7~9년에서 징역 3~4년으로 낮췄다.

특히 구형량을 낮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형량이 높다고 강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시한 이후 이뤄져 논란을 키웠다.

이후 스톤은 1심에서 4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스톤의 사면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이다.

당시 1천100명이 넘는 법무부 전직 관리들은 대통령 측근에게 특혜를 준 것이라며 바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고,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검사 4명도 결정에 반발하며 사임했다.

'트럼프 측근사랑' 또 법치주의 훼손 논란…"오바마게이트" 역공

플린에 대한 이번 기소 취하 결정을 놓고도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 엄호용이라고 비난하고, 법무부와 FBI 전직 관리 2천명은 "정치가 법 결정에 관여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모욕한 것"이라며 바 장관의 사퇴를 또다시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 장관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신뢰와 용기가 있는 사람"이자 역사책에 남을 것이라고 극찬하며 두둔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한술 더 떠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플린이 행정부로 복귀한다면 환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기자들에게 플린의 재기용을 시사했다.

플린은 2017년 사건이 불거진 뒤 펜스 부통령에게도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린의 기소 취하 수용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몫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스톤과 마찬가지로 법원이 무죄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경우 "나는 다른 종류의 권한이 있다"며 사면 가능성까지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 게이트를 고리로 오바마 행정부를 향해 역공을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윗에 잇따라 '오바마 게이트'라는 말을 올리며 러시아 게이트 수사는 자신을 궁지에 빠뜨리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역사상 가장 큰 정치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공작이라는 취지로 몰아붙이고 있다.

이날 트윗에선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하야를 촉발한 '워터게이트'와 대비시켜 "오바마 게이트는 워터게이트를 시시한 삼류로 만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BC뉴스는 리처드 그리넬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이 플린을 둘러싼 애초 논란을 촉발한 오바마 행정부 때 당국자 명단을 기밀에서 해제했고, 지난주 이 명단을 갖고 법무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임 정부의 당국자들이 플린과 러시아 대사 간 통화를 도청한 뒤 플린의 신원을 부적절하게 공개했다는 보수 진영의 의혹 제기와 연결된 것으로, 향후 이 문제를 고리로 트럼프 진영이 반격에 나설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럼프 측근사랑' 또 법치주의 훼손 논란…"오바마게이트" 역공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바마 전 대통령 비난 이유를 묻는 말에 "오바마 게이트는 내가 당선되기도 전부터 오랫동안 진행돼 왔다"고 불만을 표시한 뒤 "앞으로 몇 주간 무슨 일이 진행될지 알게 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다만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해 감찰을 벌여 FBI가 러시아 게이트의 일부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수사를 개시한 것은 어떤 편견에 의해 촉발됐다는 증거가 없고, 수사는 적절한 근거에 입각한 것이라고 결론 낸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비판자들은 플린에 대한 기소 취하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하에서 법무부의 정치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한다"고 전했고,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통제 불능의 사법시스템에 의해 부당한 취급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측근을 돕기 위해 사면권 사용을 꺼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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