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경제 위기 속
美·中, 석달 만에 다시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국가 간호사의 날 선포문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국가 간호사의 날 선포문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중국이 앞으로 2년간 2000억달러어치 미국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로 한 1단계 미·중 무역합의를 지키고 있는지 여부를 2주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연일 중국 책임론을 제기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중국의 무역합의 위반을 빌미로 관세전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국의 미국 제품 구매 수준에 의문을 제기하며 “중국이 합의를 잘 지키길 바라지만 그들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보복수단으로 중국 정부가 보유한 미 국채 처분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패권 대결이 격해지면서 미·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9·11보다 나쁜 코로나 공격" vs 中 "2단계 무역협상 미룰 수도"
트럼프, 연일 '우한 연구소 발원' 제기하며 中 때리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미·중 무역전쟁 재발로 이어질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전례없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까지 다시 터지면 세계 경제가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中 무역합의 지켜보겠다"…트럼프, 관세부과 재개 경고

美 “중국 무역합의 위반여부 2주 내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 약 1~2주 뒤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2000억달러어치 미국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무역합의를 파기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선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미·중 무역합의를 깰 가능성도 있다.

미·중은 지난 1월 15일 18개월간의 무역전쟁을 봉합하며 ‘휴전’에 합의했다. 중국이 향후 2년간 2000억달러어치 미국 제품을 추가 구매하고 지식재산권 보호 조치 등을 취하는 대신 미국은 28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축소·철회하기로 한 게 핵심이다. 당시에도 중국이 미국 제품 구매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중국은 무역전쟁 발발 전인 2017년 1900억달러어치의 미국 제품을 수입했다. 여기에 1단계 합의로 2년간 2000억달러어치를 더 수입해야 한다. 연평균 52%나 구매를 늘려야 한다. 연도별로 올해 767억달러, 내년에 1233억달러, 분야별로는 농산물 320억달러, 공산품 777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서비스 379억달러 등 추가 구매액이 세세하게 정해져 있다. 이를 어기면 미국은 관세를 원상복구할 수 있다.

문제는 합의 직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중국 내 수요도 급감했고 그 결과 약속만큼 미국 제품을 수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1~2주 뒤 중국의 합의 위반을 빌미로 관세 부과 등 무역전쟁을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선 앞둔 트럼프, 연일 ‘중국 때리기’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연일 중국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6일엔 “코로나19는 미국이 지금까지 받은 최악의 공격이고 진주만 공습과 9·11테러보다 더 나쁘다”며 중국 책임론을 다시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까지 하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어디인지를 포함해 중국의 초기 대처에 대한 국제 조사를 추진하면서 유럽연합(EU) 등 동맹국에도 중국 책임론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왔다는 증거는 없다”며 중국책임론을 부정했다. 또 “관세를 무기로 이용해선 안 된다”며 무역전쟁 재발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공세를 멈추지 않으면 중국은 2단계 무역협상을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무원 고문인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중은 사실상 신냉전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천즈우 홍콩대 아시아글로벌연구소장은 “미국이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던 2018년과 2019년 때보다 지금 분위기가 더 냉랭하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는 11월 대선을 앞둔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서 7만 명 넘는 사망자가 나오고 경제가 망가지자 그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백악관이 섣불리 미·중 무역합의를 깨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확산에 이어 미·중 무역전쟁까지 재발하면 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 경제 회복도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르면 다음주 전화 통화를 통해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진전 사항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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