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수출이 시장 예상을 깨고 증가세를 나타냈다. 수입은 내수 침체로 예상치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세계 '셧다운'에도 中 4월 수출 늘었다는데…
중국 관세청은 4월 수출이 달러 기준 200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고 7일 발표했다. 해외 수요 둔화로 전달보다 감소폭이 커졌을 것이란 시장 전망을 크게 벗어났다. 3월만 해도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월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각각 15.7%, 1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관세청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및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국과의 무역이 증가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으로의 수출 감소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4월까지 아세안과의 교역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 일대일로 참여국과의 수출입도 지난해 동기보다 0.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체 교역에서 아세안 및 일대일로 참여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9%, 30.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및 EU와의 교역액은 각각 12.8%, 6.5% 감소했다. 일본과의 교역도 2.1% 위축됐다.

중국 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 받아놓은 주문을 4월에 수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2월 전국으로 확산하다가 3월 중순부터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여파로 대부분 기업이 3월까지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

지난달 수출이 깜짝 호조를 보였지만 증가세가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 대상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5월 수출은 다시 상당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4월 수입은 1549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2% 감소했다. 3월(-11.2%)에 비해 감소율이 커졌다. 중국 내 소비 위축세가 지속되고 수입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1~4월 원유 수입량은 1억700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지만 t당 평균 수입 가격은 9% 가까이 떨어졌다. 석탄과 천연가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453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월(191억달러)보다 흑자 폭이 두 배 이상 늘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