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주재 중국대사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이길 때까지 기다려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원 조사 전문가팀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6일 고등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교하고 있다. 우한은 지난달 8일 76일 간의 봉쇄를 풀었고, 한 달 후인 6일 고교 3학년부터 등교를 시작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6일 고등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교하고 있다. 우한은 지난달 8일 76일 간의 봉쇄를 풀었고, 한 달 후인 6일 고교 3학년부터 등교를 시작했다. AP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천쉬 유엔(스위스 제네바) 주재 중국 대사는 6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우선순위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싸우는 것"이라며 "전문가팀을 초청하는 것은 팬데믹에 승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사는 "우리는 어떤 종류의 조사와 평가에 알레르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유럽연합(EU)이 WHO의 총회를 앞두고 결의안 초안 작성을 주도하고 있는데, 중국이 이 결의안에 코로나19가 처음 발원한 우한 지역을 조사하는 안건을 넣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의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중국에서 멈춰져야 했다고 중국 책임론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실에서 발원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중국 발원설을 주장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중국을 모함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거의 모든 정상급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자연에서 발생한 것으로, 실험실에서 누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공세에 대해 올해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진영의 재선 전략의 일부일 뿐이라고 공격했다.

WHO는 우한 연구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원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원지에 관해서는 전문가팀을 중국에 파견해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밝혀내겠다는 방침이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은 6일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브리핑에서 기원 조사를 위한 전문가들의 중국 파견을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물원성 감염증의 기원을 찾기 위한 접근법을 발견할 수 있도록 처음에 다른 동물과의 노출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중국 정부가 관영 영문매체인 차이나데일리에 실린 유럽 대사들의 기고문을 검열했다고 확인했다. EU에 따르면 주베이징 EU대사인 니콜라스 차푸이스를 비롯한 EU 27개국 대사가 함께 서명한 기고가 차이나데일리에 6일 실렸다.

그런데 기고 내용 중 '중국에서의 발생해 3개월 동안 세계 다른 지역으로 퍼진 코로나바이러스' 부분을 중국 외교부가 문제삼았고, 차이나데일리는 영문판에서 이 문구를 빼고 중국어판에만 넣겠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중국어판에서도 빠졌다고 EU는 지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