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양국 관계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양국 정부의 전·현직 고문들은 양자 관계가 수십년래 최악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연구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멈추겠다고 한 1단계 무역합의를 폐기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중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는 등 이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중미는 사실상 신냉전기에 있다. 미소간 냉전과 달리 신냉전은 전면적 경쟁과 급속한 탈동조화(디커플링)가 특징"이라면서 "중미관계는 몇 년 전, 심지어 몇 달 전과도 다르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센터 위완리(余萬里) 학술위원은 미중관계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최악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과거에는 미국 정치권에서 친중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들도 자제력을 잃은 모습이다. 2018~2019년 무역전쟁이 한참이던 당시 중국 관영매체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는 것을 자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비판을 피했지만 현재는 다르다. 신화통신은 지난 3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두고 '트럼프 팬데믹'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익명의 관리는 "백악관 관계자들이 신화통신 보도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중국 매체를 매우 면밀히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국가경제위원회(NEC)에서 일했던 클레테 빌렘스는 "추가 관세 부과나 1단계 무역합의 파기 관련 위협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미중 관계는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 오는 18~19일 열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대만의 WHO 재참여 문제를 놓고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