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 차원에서 재개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책임 소재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부과 등 보복하겠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따른 겁니다.

투자자들은 기록적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전쟁까지 재개될 경우 대공황이 올 수 있다고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지난 1929년 대공황도 디플레이션과 관세전쟁이 합쳐져 발생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극단적 대응에 나설까요?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합니다.

질문1>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원인을 두고, 미국이 중국에게 고강도 보복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나요?

오늘 아침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ABC방송에 나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이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중국의 책임론을 또 한 번 제기한 것이지요.

바이러스 초기 대응 실패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중국 때리기’를 통해 재선을 노리겠다는 전략을 세운 듯 합니다.
 코로나19發 경기 침체+관세전쟁=대공황?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지난주 워싱턴포스트는 미 관계부처 고위 당국자들이 대중국 보복 조치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었죠. 중국에 대한 ‘주권 면제’를 박탈해 미 정부나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길을 터주거나 경제 제재, 국채 상환 거부, 관세 부과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중 현재로는 가장 유력한 게 관세 부과로 보입니다. 주권면제 박탈로 소송을 가능하게 해주는 방안은 국제법상의 '주권국가는 타국 법정의 피고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또 만약 미국 법원이 중국의 미국내 재산을 압류라도 할 경우, 중국도 마찬가지로 보복할 것입니다.

중국이 보유중인 1조10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에 대한 상환 거부는 미 국채와 달러에 대한 신뢰를 해쳐 역효과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 금요일 ‘채무 이행은 신성불가침’이라며 보복대상이 아님을 확실히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채무 무효화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관세를 통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요.

이는 결국 양국간 무역전쟁이 새로운 차원에서 재개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바로 대공황입니다. 1929년 발생한 대공황은 과잉생산에 따른 디플레이션에다 유럽과의 관세전쟁이 더해지면서 발생했었습니다. 무역전쟁이 이번 침체를 대공황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며 지난 금요일 뉴욕 증시는 2% 대 급락했습니다.
 코로나19發 경기 침체+관세전쟁=대공황?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가에선 지금 같은 침체기에 관세 부과에 나서긴 어렵고 말로만 중국을 때릴 것이란 관측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판사판 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엇갈립니다. 트럼프로선 말이든 행동이든 중국을 압박해 1단계 무역합의에 포함된 농산물, 에너지 구매를 실행하도록 하는 게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게 안된다면 책임 소재를 중국에 돌리고 자신은 대선에서 면책을 받으려 하겠지요. 어떤 형태로든 중국 때리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코로나19發 경기 침체+관세전쟁=대공황?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질문2>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예상되면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겠지요. 거기에 이번 주 고용지표도 암울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지요?

이번 주 나오는 경제지표 가운데 핵심이 4월 고용보고서입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는 8일 금요일 아침 8시30분, 한국 시간으로는 8일 밤 9시 30분에 발표가 됩니다.

시장에서는 4월 실업률을 15~17%, 실업자는 2000만~2200만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6주간 3030만명이 실업급여를 청구했는데, 이 중 자격이 없는 이들도 섞여 있기 때문에 이들을 추려내고 지난 달 30일간 발생한 실업자를 집계하면 이렇게 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코로나19發 경기 침체+관세전쟁=대공황?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런 수준의 수치는 1948년 실업률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또 2000만개 일자리는 지난 10년간 호황기에 증가한 고용과 거의 같은 규모입니다. 월가는 시장이 이미 주간 실업급여 청구건수를 통해 이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습니다.

실업은 여러모로 경제에 타격을 주는데요. 우선 국내총생산(GDP)을 감소시키며, 각 주와 연방정부 실업급여 기금을 고갈시킵니다. 이는 결국 관련 세금 인상을 불러 더욱 경제를 위축시키게 됩니다.

질문3> 이번 주도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집니다. 실적 발표 일정과 함께 눈여겨봐야 할 이벤트까지 종합해서 말씀해주세요.
 코로나19發 경기 침체+관세전쟁=대공황?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고용지표 외에 5일 나올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중요합니다. 미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레스토랑, 극장, 놀이공원, 스포츠와 공연, 카지노, 호텔과 항공, 유통 등 경제 봉쇄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이 모두 서비스업입니다. 지수는 지난달 52.5에서 30대 초중반까지 추락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7일엔 주간 실업급여 청구건수가 발표되는데 이번에도 290만~320만건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분기 어닝시즌도 이어집니다. 월트디즈니 GM 우버 힐튼 옥시덴털페트롤리엄 등 S&P500 기업 중 148개가 실적을 공개합니다. 지난주 아마존 애플 등이 향후 실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주 후반 급락했었는데요.

지금까지 추세를 보면 1분기 기업 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약 14%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올해 전체로 보면 골드만삭스는 33%,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9% 감소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2분기, 3분기도 충격적 어닝시즌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發 경기 침체+관세전쟁=대공황?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지표나 실적 외에 눈여겨봐야할 건 경제 재개 상황입니다. 조지아 텍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여러 주가 지난 4월24일부터 단계적으로 경제 재가동을 시작했는데요. 이제 2주가 지났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가 2주로 추정되는 만큼 이번 주 감염자가 얼마나 늘어날 지, 그 추세가 어떨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감염자가 확 늘어난다면 재가동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있지요.

조지아주의 경우 지난주 목, 금요일 이틀 연속 신규 감염자가 하루 1000명을 넘었습니다.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는 이를 검사를 대폭 늘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이틀간 뉴욕에서 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가는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자 사람들이 집에서 뛰쳐나왔습니다. 센트럴파크가 사람들로 꽉 차자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제발 마스크라도 쓰라”고 열 번 가까이 얘기했습니다. 오늘도 뉴욕주 사망자는 280명에 달했지만, 사람들은 이제 무덤덤해진 듯 합니다. 미국의 감염 추세가 어떻게 될 지 우려됩니다.
 코로나19發 경기 침체+관세전쟁=대공황?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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