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봉쇄 조치가 해제된 지 한 달 가까이 되고 노동절 연휴가 겹치면서 중국에서 소비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이다. 중국 전역의 주요 관광지와 쇼핑몰, 음식점 등은 몰려드는 인파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던 중국 전역의 주요 관광지는 70% 이상 재개장했다.

노동절 연휴 첫날인 1일부터 수도 베이징에서 외곽으로 나가는 주요 고속도로는 차량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식당 150곳이 몰려 있는 베이징 최대 미식거리 구이제는 연휴 기간 내내 밤 늦게까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 때문에 식당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1~2m 간격으로 테이블을 배치한 가운데 대부분의 음식점이 만석이었다. 유명 가게들은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한두 시간 대기해야 했다. 베이징의 대표적 쇼핑가로 꼽히는 왕푸징거리와 싼리툰에도 쇼핑 나온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중국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5385만7000명이 국내 여행을 했으며 이들이 창출한 관광 수입은 229억위안(약 4조원)에 달했다. 중국 당국은 노동절 연휴 5일 동안 모두 1억2000만 명가량이 나들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코로나19와 관련한 ‘건강 코드’를 표준화했다. 각 성과 도시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약 100종의 건강코드를 통일해 국가 표준의 코로나19 건강 QR코드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인정을 받은 사람은 중국 전역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베이징은 중국 내 저위험 지역에서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 14일 격리 조치를 해제했다.

지방 정부들은 연휴 기간 소비를 늘리기 위해 소비 쿠폰을 발행했다. 산둥성 지난시를 시작으로 안후이성 푸양, 광둥성 선전 등이 시민들에게 수백억원 규모의 소비 쿠폰을 지급했다. 베이징시도 5000만위안어치의 소비 쿠폰을 발행했다. 후베이성을 비롯해 안후이성, 장쑤성, 허베이성, 저장성 등은 금요일 오후부터 쉬는 ‘주 2.5일 휴무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관광객 수를 최대 수용 인원의 30%로 제한하면서 지난해 노동절 연휴 때보다 관광객과 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베이징에 있는 자금성은 1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개장해 하루 5000명의 관광객을 받고 있다. 원래 자금성 하루 입장객(8만 명)의 10%에도 못 미친다. 중국국가박물관도 사전 예약을 통해 하루 관람객을 3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우한봉쇄 해제 한 달…中 쇼핑몰·관광지 북적
베이징의 공원 입장객은 하루 평균 70여만 명으로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상하이에서도 130개 주요 관광지의 하루 평균 여행객이 45만여 명으로 작년보다 60%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