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여전히 쇼핑보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구글링하고 있다.”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1분기(1~3월) 실적과 2분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현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세계적 봉쇄 조치로 인터넷 사용량이 늘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상업적 주제 검색은 감소했고 광고주들도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알파벳은 1분기에 매출 413억달러(약 50조3000억원), 순이익 68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3%, 2.7% 늘었다. 이에 대해 피차이 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본격화된 3월 중순 이후 광고 판매가 갑자기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알파벳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구글의 광고 수익은 10% 늘어난 338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초만 해도 미국 대선과 일본 도쿄올림픽 덕분에 광고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최대 광고주인 아마존, 익스피디아 등이 마케팅 예산을 감축하면서 구글의 광고 매출이 연간 20%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글도 채용과 마케팅 등에서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글로벌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인텔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AMD도 이날 상승세가 꺾인 1분기 실적을 내놨다. AMD의 1분기 매출은 17억8600만달러, 순이익은 1억6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0% 늘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16% 줄었다. 리사 수 AMD CEO는 “1분기 중국 시장 위축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으며 글로벌 CPU시장 수요 약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벅스, 포드, 화이자 등 같은 날 실적을 내놓은 글로벌 기업 상당수가 코로나19 타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스타벅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60억달러, 순이익은 50.5% 급감한 3억2840만달러를 거뒀다. 4300여 개에 달하는 중국 매장을 2~3월 거의 폐쇄한 것이 결정타였다. 스타벅스는 매출 감소가 2분기 35%, 3분기 10%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