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매일 제공하는 '대통령 일일 보고'(President's Daily Brief·PDB)에서 지난 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성을 여러차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보기관들이 지난 1월과 2월, 12차례 이상의 기밀 보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에 대해 사전 경고했다고 전·현직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종종 PDB 일독을 건너뛰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해 미 정보기관의 경고음을 듣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PDB는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이 미국 대통령에게 매일 제공하는 국제 정세보고서로, 주요 국제정세 및 안보 위협 사안을 담고 있다.

WP는 PDB가 미국 내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세계적 확산 추이에 대해 보고하면서 중국이 코로나19의 감염성 및 사망자 통계를 숨기고 있다는 점과 정치적, 경제적 영향에 대한 심각한 전망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WP에 따르면 PDB에 코로나19가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 1월 초로, 당시에는 중국 내 새로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중국이 통계를 은폐하려 시도 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초기 정보는 단편적이었으며 미국 내 심각한 발병에 대한 전망을 다루진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DNI 당국자는 PDB에 코로나19가 반복적으로 거론됐다는 보도에 대해 "세부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구체적인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WP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경우 PDB에 담겼던 '코로나19 경고' 가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당은 2001년 9·11 테러 사태 당시 설치됐던 초당적 기구에 준하는 코로나19 대응 조사위원회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당시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9·11 테러 한달 전 PDB로부터 알카에다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의 미국 타격 가능성을 사전에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지며 테러대책방지의 이행 여부 등에 대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