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이어 보우소나루 정권 핵심축 흔들…정권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

브라질 정부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한 경제 회생 대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국정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법무장관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으로 전격 사임한 데 이어 경제장관도 하차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위기를 가중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지난주 발표된 경제 회생 대책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다른 각료들과도 언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포스트 코로나19' 대책 둘러싸고 논란…경제장관 하차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22일 브라질리아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공공사업 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사실상 중단돼 있거나 진행이 느린 도로·철도·항만 등 70여개 공공사업에 대한 정부 투자를 확대해 앞으로 3년간 100만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지역개발부와 인프라부 주도로 작성된 이 계획은 대통령실·경제부 등과 협의를 거쳐 세부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며, 협의 과정에서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대책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게지스 장관은 사실상 소외됐으며, 이 때문에 게지스 장관은 호제리우 마리뉴 지역경제부 장관과 언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시장에서는 게지스 장관 사임 가능성이 제기됐고,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브라질 '포스트 코로나19' 대책 둘러싸고 논란…경제장관 하차설
시장의 소문대로 게지스 장관이 사임하면 보우소나루 정권은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또 하나의 핵심축을 잃게 된다.

게지스 장관은 재무부·기획부·통상산업부를 합친 '슈퍼 경제부처'를 이끌면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이른바 '시카고학파' 출신인 게지스 장관은 연금개혁과 조세제도 간소화, 강력한 시장 개방 정책을 추진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 사실상 전권을 행사했다.

과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1980년대 칠레에서 대학교수로 재직한 경험을 살려 공기업 민영화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브라질 경제가 위기 조짐을 보이면서 그의 입지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