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육가공 공장들이 셧다운(일시 가동 중지)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육류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미국 내 식품 시장이 휘청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돼지고기 및 소고기 가공업체 JBS는 미네소타주 워딩턴에 있는 돼지고기 생산라인의 가동을 이틀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 근로자 2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이곳에는 2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하루 2만 마리 분량의 돼지 고기가 처리돼왔다.

JBS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산시설을 줄줄이 폐쇄하고 있다. 지난 주 콜로라도주 그릴리의 소고기 공장과 펜실베이니아주 서더턴 공장이 셧다운됐다. 회사 측은 조업 중단 기간에도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공장을 멈춰세운 미 육가공 업체는 JBS뿐이 아니다. 대형 육가공 업체 스미스필드는 지난 13일 직원 240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사우스다코다주의 돼지고기 공장을 무기한 셧다운했다. 미국 돼지고기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공장이다. 스미스필드에 앞서 아이오와주와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또다른 업체의 육가공 공장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동을 멈췄다고 CNN은 전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공포와 육류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육류 시장은 일부 대형 업체가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여서다. 이른 시일 내 육류 사재기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맷 우테흐트 전미식품상업노동조합(UFCW) 663지부 지부장은 "코로나19에 대한 안전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미국 내 식량 공급이 엄청난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