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가 하락을 이용해 7500만 배럴 원유를 구매해 전략비축유를 보충할 예정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원유 가격을 두고 "원유 가격은 현재 매우 흥미로운 수준"이라며 "전날 유가 폭락은 기업들의 재정 긴축에 의한 단기적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비축유가 가득 차는 것은 오랜만일 것이다. 우리는 적정한 가격에 원유를 구매할 것"이라며 "비축유를 7500만 배럴 보충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추가 감산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우린 이미 감산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산유국들은 시장 원리에 따라 더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원유 감산을 촉구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대폭락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마이너스 37.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305%)가 폭락했다. 이는 1983년 뉴욕상업거래소가 원유를 거래한 이후 최저 가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유가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원유시장의 선물 만기도 겹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를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인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갈등을 빚어온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주는 코로나19 대응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그들(뉴욕주 관계자들)과 함께 코로나19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쿠오모 주지사가 "연방정부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언급한 동영상을 재생하며 연방정부의 성공적 대응을 강조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환자 수는 78만4560명, 사망자 수는 4만1844명이다. 이 중 뉴욕주 확진자는 총 24만8431명이고 1만347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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