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리쥔 공안부 부부장, 중앙기율위 조사받아
멍훙웨이 낙마 이어 공안 내 '舊 세력' 축출 계속돼
시진핑 '공안 물갈이' 이어지나…장쩌민 측근 부패 혐의 조사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공안 물갈이'가 재개될 조짐을 보인다고 홍콩 언론이 전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공산당 최고 감찰 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쑨리쥔(孫立軍·51) 공안부 부부장(차관)을 엄중한 기율과 법규 위반 혐의로 조사한다고 밝혔다.

공안부는 자오커즈(趙克志) 부장이 주재한 전날 회의를 통해 부패를 근절하려는 시 주석의 노력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다면서 '당 핵심'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당 핵심은 지 주석을 가리킨다.

쑨 부부장의 낙마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그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최측근인 멍젠주(孟建柱)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직속 부하였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다오바즈'(刀把子·칼자루)로 불리는 공안(경찰)은 체제 유지의 핵심 수단으로, 공안기관과 사법부를 총괄하는 중앙정법위 서기는 중국 권력의 핵심 실세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장쩌민 전 주석의 최측근인 멍젠주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중앙정법위 서기를 맡은 것은 장쩌민 세력의 건재를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졌다.

멍젠주의 비서를 지낸 쑨리쥔은 공안 분야의 핵심 요직을 거치면서 권력을 휘둘러온 인물이다.

쑨리쥔은 멍젠주가 중앙정법위 서기를 맡을 당시 국내안전보위국(제1국) 국장으로 재직했다.

정치범 단속과 홍콩 문제 등을 전담하는 국내안전보위국은 공안 내 최고권력기구로 군림하면서 초법적인 권한을 행사해 악명이 높았다.

이러한 쑨리쥔이 낙마한 것은 시 주석이 공안 내에 잔존하는 장쩌민 세력에 대한 본격적인 축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게 한다.

앞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Interpol)의 첫 중국 출신 총재인 멍훙웨이(孟宏偉)의 낙마도 시 주석의 '공안 물갈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지난 2018년 9월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에서 실종됐던 멍훙웨이는 이후 뇌물수수 혐의로 국가감찰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올해 초 법원에서 징역 13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멍훙웨이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절인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정법위 서기를 맡았던 권력 핵심 저우융캉(周永康)의 측근으로, 그의 낙마는 저우융캉 잔존 세력의 축출로 여겨졌다.

저우융캉은 시 주석 집권 후 숙청됐고, 2015년 뇌물수수와 권력남용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공안부는 왕샤오훙(王小洪), 덩웨이핑(鄧衛平), 멍칭펑(孟慶豊) 등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이 속속 요직에 임명되면서 시 주석의 충성파들로 채워지게 된다.

빈과일보는 "쑨리쥔은 이번 코로나19 확산 때 우한에 파견된 중앙 간부의 한 명이어서 그가 시 주석의 '용서'를 받았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끝내 청산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며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권력투쟁은 사그라들 줄 모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