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책임 부각하려 '실험실 사고 의혹'까지 조사 착수
중국 부인 속 우한에 시선집중…수산시장·바이러스 유출설 확인될까
코로나19 시발점은 어디? 팬데믹 충격에 미중공방 갈수록 고조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최초 발병 경로를 둘러싼 양국의 공방이 지속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최근 코로나19에 관한 '바이러스 실험실 유출설'을 조사하고 나선 것은 팬데믹 사태의 책임을 중국에 지우려는 미국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원인이 된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武漢)의 한 생물학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알고 있으며 "끔찍한 상황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역시 지난 14일 미 정보기관들이 이 주장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코로나19의 근원지인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인간에 의해 유출될 수 있다는 의혹은 팬데믹 사태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우한에는 치명적인 병원균을 다루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있는데, 미 국무부 당국자들은 2018년 이곳을 방문한 후 실험실의 안정성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고 WSJ은 전했다.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도 2017년에 일부 전문가들이 해당 연구소에서 병원균이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네이처는 올해 1월 호에서 해당 기사에 바이러스의 연구소 유출과 관련된 증거는 없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중국 정부 역시 이를 지속해서 부인해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이 해당 의혹을 조사하겠다며 조명하는 것에는 트럼프 정부가 팬데믹의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신문은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느리고 비효과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백악관 당국자들은 중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한 점과 바이러스의 인간 전파 가능성을 뒤늦게 인정한 점을 거론하며 초점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험실 유출 의혹에 대한 (미국의) 계속되는 의심은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점과 중국의 투명성 부족과 연관된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책임론 공방과 관계없이 전염병 바이러스의 발병원 추적은 보건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질병학자들은 창궐이 발생하면 처음으로 감염돼 확산의 진원 역할을 한 이른바 '0번 환자'(patient zero)를 찾는 데 노력을 쏟곤 한다.

0번 환자가 확인되면 전염병이 언제, 어떻게, 왜 발병했는지와 관련한 핵심적인 의문이 풀릴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유행을 막을 정책적 수단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