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나들이 자제를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단체관광을 다녀와 구설수에 휘말렸다.

16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 보도에 따르면 아키에 여사는 지난달 15일 단체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해 오이타현에 있는 우사 신궁을 참배하는 여행을 다녀왔다.

모두 50여명이 함께한 이 투어의 주최 측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일정이 전부 없어져 어디론가 가고자 한다"면서 아키에 여사 쪽에서 문의가 왔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는 우사신궁 참배 외에 다른 관광 일정에는 합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들이 시점이 문제라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 나오고 이다. 일본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아베 총리가 일본 국민에게 위기의식을 가져달라고 강조하던 때여서 단체관광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목격자는 슈칸분슌에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시기여서 경내를 걷는 사람은 드물었는데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경내를 걷고 있었다"며 "자세히 보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맨 앞에 선 사람이 아키에 여사였고 경계심이 없는 것 같아 놀랐다"고 증언했다.

오이타현 관계자도 "코로나로 인해 기도할 때도 간격을 두고 착석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키에 여사 일행은 밀착한 채 경계하는 내색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아키에 여사가 오이타 여행을 하기 전날인 3월 14일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한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경계를 풀 수 없다"면서 외부 활동 자제를 강조한 바 있다.

아키에 여사의 구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하순에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코로나19의 확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도쿄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한 상황에서 도쿄 모처를 찾아 꽃놀이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에도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식당에서 지인과 모임을 하면서 벚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라며 "공공장소에서 꽃 구경을 하거나 도쿄도가 자제를 요청한 공원에서의 꽃놀이와 같은 연회를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하는 등 의원들의 추궁에 진땀을 흘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