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발병자 1만3천2명"…장애인 수용시설·군대 등서 집단발병도
"모스크바 병상 부족 우려 커져"…자가격리 길어지면서 위반사례도 증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4일(현지시간) 2만명을 넘어섰다.

감염자 급증세 속에 하루 신규 확진자도 2천700명을 넘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51개 지역에서 2천774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전체 누적 확진자가 2만1천102명(82개 지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1천489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누적 감염자가 1만3천2명으로 증가했다.

러시아 코로나19 누적 환자 2만명 넘어…"2천774명 신규 확진"(종합)
이밖에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 460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21명, 북부 코미공화국에서 97명 등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하루 사이 22명이 추가되면서 모두 170명으로 늘어났다.

정부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확진자 가운데 1천694명이 완치됐으며, 전체 검진검사 건수는 140만 건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보건당국이 검진 시설을 계속 확대하면서 하루 검진 건수는 10만명 수준에 이르렀다.

러시아에서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는 것은 검진 건수가 크게 늘면서 감염자가 대규모로 확인되고 있고, 해외 유입 감염자를 통한 2차 전파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밖에 집단 감염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서부 스몰렌스크주의 고령자 및 장애인 수용시설에서 3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는 군대 내에서도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달 30일에 이미 3명의 군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133명이 의심 증상으로 집중 관찰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코로나19 누적 환자 2만명 넘어…"2천774명 신규 확진"(종합)
모스크바시 보건국은 이날 코로나19 환자 급증세로 향후 2~3주 내에 병상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면서, 앞으로 10일 내에 24개 병원을 감염증 치료 전문 병원으로 전환해 모두 약 2만1천개의 코로나19 환자 치료용 병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급증세에 대응하기 위해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령으로 지난달 말 도입된 전체 근로자의 유급 휴무가 4월 30일 시한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모스크바시를 비롯한 대다수 지방정부가 5월 1일까지 전 주민 자가격리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발병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시는 주민 이동 제한을 강화하기 위해 15일부터 차량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통행증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필수 사업체로 지정돼 출근하는 경우나 급하게 병원에 가는 경우 등을 포함해 불가피하게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려면 사전에 시정부 사이트에서 신상, 이동 목적 등을 등록한 뒤 식별코드가 적힌 디지털 통행증을 발급받아 휴대해야만 한다.

통행증 없이 이동하다 단속에 걸리면 범칙금 등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위반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모스크바 시당국은 앞서 지난 주말(11~12일) 동안에 약 5천명이 자가격리 조치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집 인근 숲에서 산책하거나 여러 명이 함께 고기를 구워 먹다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코로나19 누적 환자 2만명 넘어…"2천774명 신규 확진"(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