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음식 배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달 수수료 논란이 전 세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미국에선 소비자들이 배달업체들을 불공정 가격 형성으로 고소하는가 하면 중국에선 요식업체들이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민들이 그럽허브, 도어대쉬, 포스트메이츠, 우버이츠 등의 음식배달업체들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원고들은 소비자가 배달업체를 통해 주문할 때보다 음식점에 직접 주문할 때 음식점이 가격을 더 싸게 해주지 못하도록 강요했고,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단소송을 제기한 시민들은 "일반 음식점 마진은 매출의 3~9%인데 배달서비스는 13~40%의 배달수수료를 받아 음식 값을 부당하게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전국적 봉쇄로 정상적 영업이 어려운 상황을 이용하고 음식업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소된 업체들은 즉각적인 대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전국적 봉쇄 조치로 식당들이 문을 닫아 배달업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고 항변했다.

한편 중국에선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배달 수수료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광둥성 요식업협회가 지난주 중국 최대 음식 배달 서비스 기업인 메이퇀뎬핑(美團点評) 앞으로 공개서신을 보내 배달 수수료 인하와 '불공정한 계약 조항' 삭제 등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광둥성 요식업협회는 지난 10일 소셜미디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 올린 공개서신을 통해 "메이퇀은 광둥성 음식 배달 시장의 60∼9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협회는 "메이퇀은 수수료율을 지속해서 올리고 있으며, 새로 문을 연 배달 전문 매장에 대해선 26%까지 수수료를 매겼다"면서 "이것은 대다수 배달 음식점의 인내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광둥성 내 모든 음식점에 대해 배달 수수료를 5% 낮춰 적용하고, 다른 배달 서비스 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없도록 한 '불공정 조항'을 삭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메이퇀 측은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메이퇀이 창사 이후 5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과다 수수료 부과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충칭시, 허베이성, 윈난성, 산둥성의 요식업협회도 각각 성명을 내고, 메이퇀과 또 다른 대형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인 어러머에 대해 수수료 인하를 촉구했다. 메이퇀의 최대 주주는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이며, 어러머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자회사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