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 선포·경제 대책, 모두 뒷북"
마이니치신문 "아베 총리 코로나 대응, 어리석은 정책" 비판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8일 전문 편집위원의 기명 칼럼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뒷북을 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요라 마사오(与良正男) 마이니치신문 전문편집위원은 이날 석간판에 실린 '왜 이런 어리석은 대책을'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아베 총리가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도쿄 등에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긴급경제 대책을 결정한 것에 대해 "모두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요라 위원은 특히 긴급경제 대책은 앞으로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라며 아베 총리의 책임이 크다가 일갈했다.

그는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해 4월부터 적용되는 2020회계연도 예산에 코로나19 대책을 넣지 않은 것이 잘못됐다면서 야당이 새해 예산안의 수정을 일찌감치 요구했지만 '야당은 적'이라고 보는 아베 총리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요라 위원은 또 아베 총리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와 마찬가지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연기가 정해진 뒤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점을 거론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올림픽 연기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일본은 괜찮다"라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고의로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보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아베 총리의 어정쩡한 태도가 일본 국민 사이에 코로나19의 위기감이 퍼지지 않게 한 요인이 된 것은 틀림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라 위원은 코로나19로 수입이 줄어든 가구에 현금 30만엔씩을 주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서도 "오늘내일에 생활이 걸려 있는 사람도 많다"며 야당이 제안한 대로 당장 전 국민에게 1인당 10만엔 정도씩 주고 부유층에는 세금을 더 물리는 것이 신속하고 합리적인 방안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실소(失笑)를 자아냈던 '아베노마스크'처럼 국민은 정부가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 재원은 결국 세금이므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야말로 정부가 하는 대로만 따르지만 말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의 마스크라는 뜻인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와 비슷한 발음을 살린 일본 언론의 조어(造語)다.

최근 아베 총리가 모든 가구에 일률적으로 우편 시스템을 활용해 빨아서 다시 쓸 수 있는 천 마스크 2장씩을 배포하겠다고 밝힌 것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등장했다.
마이니치신문 "아베 총리 코로나 대응, 어리석은 정책" 비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