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자금 지원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시점에 WHO의 가장 큰 자금원인 미국이 지원을 중단할 경우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백악관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WHO는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고 있지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에 동의하지 않고 비판했다”며 “그들은 아주 중국 중심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무엇을 위해 돈을 내고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며 “WHO에 쓰는 돈을 보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질의가 이어지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들여다본다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규모의 자금을 언제 보류할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WHO가 정말 망쳐 버렸다”며 “다행히 나는 우리 국경을 조기에 중국에 개방하는 것에 대한 WHO의 조언을 거부했다”고 썼다. 앞서 WHO는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중국 등에 대한 여행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WHO가 글로벌 방역에서 지속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금 지원 보류 시사에 대해 “국제적 방역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