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온다" 생산 늘렸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주문 뚝 끊겨
일본의 최고급 소고기 브랜드 ‘와규’가 눈물의 세일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수요가 급감해서다.

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당 최고 500달러를 호가하는 와규는 이번주부터 일본 대표 슈퍼마켓 체인인 이온에서 정가 대비 20~40% 할인 판매될 예정이다. 관광객 및 해외 수요를 맞추려고 생산량을 대폭 늘렸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주문이 뚝 끓겼기 때문이다. 고베 마쓰사카 요네자와 등에서 쏟아지는 상당 물량이 생산 즉시 냉장·냉동시설로 옮겨지고 있다고 한다.

와규는 일본의 전략 수출 품목 중 하나다. 일본 정치권이 경기 부양책의 하나로 전 국민에게 ‘와규 상품권’ 지급을 검토한 배경이다. 하지만 ‘소고기산업만 어려운 게 아니다’는 반론에 밀려 취소됐다. 야마시타 가즈히토 캐논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은 “축산 농가를 보호하려면 소 사료를 지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작년 여름 일본 정부는 향후 15년간 와규 생산량을 당시의 두 배 수준인 연간 30만t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2년 연 800만 명이던 관광객 수가 작년 3100만 명으로 폭증한 데 이어 ‘2020 도쿄올림픽’까지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초까지 일본 정부는 관광객 수가 연내 4000만 명을 돌파해 와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FT는 “고급 식당들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공급 과잉 조짐이 있던 와규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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