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에 1930년 때와 같은 대공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주쥔 중국 인민은행 국제국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통제불능 상황이 되면 대공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에서 이번 충격을 대공황과 비교하는 시각이 나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런 판단은 지나치게 비관적이지만 각국은 매우 낮은 확률의 위험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국장은 일반적으로 △18개월 이상의 경기 후퇴 △국내총생산(GDP) 10% 이상 감소 △실업률 25% 초과 등이 발생하면 대공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기관에 따르면 이번 경기 후퇴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넘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속 기간과 생산량 감소, 실업률 상승폭 등에서 대공황의 기준에 이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닥터 둠(Doom)’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도 이날 SCMP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국들이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세계 경제가 ‘더 큰 공황’에 처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8년 위기 때엔 강력한 대응 덕분에 세계 경제가 나락에서 빠져나왔지만 이번엔 그때처럼 운이 좋지는 않을 듯하다”고 했다.

반면 테런스 충 홍콩중문대 교수는 세계적인 경기 위축이 1930년대 대공황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류천제 중국 선전탄왕자산관리공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실업과 관련, ‘마찰적 실업’으로 인해 공식 통계보다 실제 실업자가 훨씬 많다며 실업자 수가 최고 2억5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찰적 실업은 노동력 수급이 일시적으로 불균형한 상태가 돼 생기는 실업을 말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교통 통제 등으로 중국에선 수많은 농민공이 일터로 복귀하지 못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1~2월 도시 실업률이 6.2%로 실업자가 500만 명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실업자는 대기업에서 500만 명, 중소기업 2000만 명, 서비스업 1억8000만 명 등으로 실업률이 25%를 넘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