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고용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여성과 아시아인, 젊은 층, 저학력 근로자가 대거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70만1000개의 일자리가 지난달 미국에서 사라진 것으로 발표됐으나 실제 실업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노동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고용 통계의 조사 시점이 지난달 초여서 3월 중순 이후 실직 현황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2월 3.5%에서 지난달 4.4%로 높아졌다. 상승폭 0.9%포인트는 1975년 1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레저 및 숙박 업종의 고용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지난달 이들 업종에서 사라진 일자리만 45만9000개였다. 전체 실업자의 65%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식당과 술집 실업자가 41만7000명에 달해 가장 심각했다.

인종별로 보면 아시아 및 라틴계 근로자의 타격이 가장 컸다. 지난달 이들의 실업률은 각각 전달 대비 1.6%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흑인과 백인 근로자 실업률은 각각 0.9%포인트 높아졌다.

일자리를 잃는 여성도 빠르게 늘고 있다. 남성 근로자의 실업률은 2월 대비 0.7%포인트 증가한 데 비해 여성 실업률은 0.9%포인트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 및 교육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 근로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일자리가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근로자의 실업률은 14.3%로, 전달보다 3.3%포인트 증가했다. 20~24세 근로자의 실업률은 2.3%포인트 증가해 8.7%가 됐다. 1953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학력 수준이 낮은 근로자의 실업률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졸 이하 근로자의 실업률이 한 달 새 1.1%포인트(5.7%→6.7%) 높아졌다. 대졸자 실업률은 같은 기간 0.6%포인트 증가했다. 역시 미 노동부가 학력별로 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