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이번주와 다음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코로나 진앙지인 뉴욕엔 추가로 1000명의 군 의료진을 보내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다음주까지가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불행하게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000명의 군 의료진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을 지원하기 위해 뉴욕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뉴욕엔 이미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가 배치돼 있지만 뉴욕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자 추가로 군 의료진을 급파하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브리핑에선 국방물자생산법(전시물자동원법)을 발동해 핵심 의료장비 수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제한 대상은 N95 마스크, 외과용 마스크, 의료장갑 등 개인보호장비 등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번 수출제한은 중개업자와 유통업자 등에 적용되며 제조사가 정부 정책에 부합해 수출하는건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앞서 3M의 N95 마스크 수출 중단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3M은 3일 낮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중남미에 미국에서 생산하는 마스크 수출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3M은 마스크 수출 중단은 다른 나라의 보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생산량의 10% 가량을 인도적 차원에서 캐나다와 남미에 보내겠다고 했다. 3M은 현재 월 1억개 가량의 마스크를 생산중이며 이 중 3500만개 가량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방물자생산법 조정관은 "정부는 3M에 캐나다, 멕시코에 수출하지 말라고 요청하지 않았다"고 3M의 성명을 반박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3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마스크 수출 중단은)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4일엔 미국측과 건설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미국에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등 '얼굴 가리개'를 착용하라고 3일 권고했다. 아프지 않으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기존 지침을 뒤집은 것이다. 다만 일반인이 의료용이나 수술용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일부 지역은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하고 위반시 처벌하기로 했다. CNN에 따르면 텍사스주 러레이도시(市)는 공공장소에서 코와 입을 가리지 않으면 벌금 1000달러를 부과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카운티는 식료품과 편의점, 주유소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1000달러의 벌금이나 6개월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