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월 고용지표 발표…최장기 고용 호황 공식 마침표
실업률 3.5→4.4% 급등…"전체 고용 300만개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일자리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완전고용'을 자랑했던 미 일자리 시장의 최장기(113개월 연속) 호황에도 공식적으로 마침표가 찍혔다.

미 노동부는 3월 비농업 일자리가 70만1천개 감소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문가들은 1만개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신규 일자리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0년 9월 이후로 처음이다.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매달 20만개 안팎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2월에도 27만5천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레저·호텔·레스토랑 업종이 일자리 감소를 주도했다.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크게 하락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영국 조사업체 IHS마킷이 조사한 미국 서비스업 PMI는 2월 49.4에서 3월 39.8로 떨어졌다.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는 지표로, 서비스업이 가파르게 위축했다는 뜻이다.

이번 고용지표는 3월 중순까지 집계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어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시장 충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미국이 지난달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셧다운'에 들어간 이후 상황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노동부 역시 보도자료에서 "많은 비즈니스와 학교의 폐쇄 시점보다 앞서서 이뤄진 조사"라며 조사 시점에 따른 통계적 착시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3월 고용지표의 코로나19 영향'이라는 제목의 추가자료에서도 "고용시장의 초기 단계 타격을 일부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3월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을 정확하게 계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료집계 역시 코로나19로 차질을 빚었다"면서 "가계조사는 대면 또는 전화 인터뷰로 이뤄지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부터 안전을 기하기 위해 대면 인터뷰를 중단했다"고 부연했다.

별도로 조사되는 가계조사에서는 미국의 전체 고용이 1억5천880만명에서 1억5천580만명으로 약 300만명 줄었다.

가계조사는 농업 부문을 포함해 6만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14만5천개 사업장을 조사하는 '비농업 일자리' 지표에 비해 대표성이 떨어진다.

다만 약 70만개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지표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코로나19 충격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CNBC방송은 설명했다.

실업률은 2월 3.5%에서 3월 4.4%로 0.9%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1975년 1월 이후로 최대 상승폭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3.7%였다.

조사 시점(3월 8~14일)을 고려해 실업률에 별다른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본 셈이지만, 예상보다는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미국 '셧다운' 본격화 전에 이미 70만명 실직…10년만의 첫 감소
이에 따라 '실업 대란'의 정확한 충격은 4월 고용지표부터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직사이트 '인디드'의 닉 벙커 리서치디렉터는 "위기의 완전한 충격이 가해지기 직전에 일자리 시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간 벌어질 상황을, 어떤 단어로 묘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참가율은 63.4%에서 62.7%로 0.7%포인트 하락했다.

3월 시간당 임금은 0.11달러 오른 28.62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저임금 노동자들이 고용시장에서 대거 배제되면서 역설적으로 시간당 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실시간 통계인 주간 실업수당 청구 지표는 일찌감치 충격적인 '실업 대란'을 증명한 상태다.

앞서 3월 마지막 2주간 약 1천만명이 실업수당을 청구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