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브래드포드 윌콕스 버지니아대 교수
전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걸 바꿔놓고 있습니다. 의료 시스템은 물론 정치 경제 예술 등을 가리지 않습니다. 우리 생활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가 지나간 뒤 세계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코로나 이후’를 조망하는 명사 칼럼을 최근 게재했습니다.

WSJ와 독점 제휴를 맺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이 화제를 모았던 이 칼럼 17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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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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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프 노덤 버지니아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날, 내 아내는 "우리의 주말 밤은 끝났다"고 말했다. 나는 우리 결혼 생활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 예상했다. 역시나, 며칠째 우리 부부는 집에서 일을 하면서 동시에 여섯 명의 아이들을 홈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가르치는 상황이 됐다. 많은 가족 구성원들이 감옥에서와 같은 생활을 하면서 나는 주말 밤 데이트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이 우리 결혼 생활에서 큰 난제가 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우리 가족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 미국 전역에 펼쳐지고 있다. 수백만 명의 부모가 일자리를 잃거나,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최전방으로 향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시나리오가 전국 가정에서 상영되고 있다.

이 대유행의 여파가 미국의 결혼 생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재앙의 여파로 결혼률도 떨어질 것이다. 우리 생애 최대의 불황 속에서 결혼의 제단으로 향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진 남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의 결혼과 가정 생활의 스트레스 때문에 수천 쌍의 부부들이 이혼 법정으로 갈 것이다. 이런 결혼 실패는 특히 내가 결혼의 '소울메이트 모델'이라고 부르는 부부들에게 흔히 나올 것 같다.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같은 책에 등장하는 소울메이트 모델은 두 사람의 강렬하면서도 낭만적인 연결을 기반으로 지속된다. 남편과 아내 모두가 행복하고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이 결혼 모델은 '우리의 시대'에서 '나의 시대'로 전환한 1970년대부터 많은 미국인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

그러나 감정은 결혼의 기반 가운데 아주 연약한 요소다. 시장분석업체 유고브가 캘리포니아에서 실시한 최근 조사 따르면 이런 '소울메이트 모델' 결혼관을 가진 이들의 이혼 가능성이 '결혼은 로맨스이자 자녀, 돈, 함께 가정을 꾸리는 것'이라고 믿는 '가족 우선 모델'을 믿는 사람들보다 60% 높다고 한다. 요즘처럼 데이트 또는 그 이상이 사라지는 힘든 시기라면 '나는 결혼 생활 중에 언제나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한 많은 결혼은 깨질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결혼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정신적 충격과 경제적 혼란 속에서 남편과 아내들은 얼마나 배우자를 사랑하며 그에게 의존하는지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부부와 자녀, 나아가 친척들이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많이 의존한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부부들의 관계가 오히려 강하고 안정되게 될 것이다. 먹구름 틈새로 내리쬐는 햇살처럼 말이다.

나는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이렇게 썼다. "어려움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이 오히려 결혼 생활에 헌신할 것이다. 이혼이나 별거 계획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실제로 이혼율은 금융위기 직후 떨어졌고, 지난 10년 간 20% 내려갔다. 이번 새로운 위기에서 이혼율은 더 빠르게 떨어질 것이다.

이것은 시련의 시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이타적이 되기 때문이다. 어렵고 어두운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가족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실히 깨닫게 되기 마련이다. 코로나19 시대 이후 미국에선 가족 우선 모델이 소울메이트 모델을 압도할 것으로 확신한다.

나와 내 아내는 지난 주말 밤 데이트를 즐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는 있었다. 멀리 떨어진 손자들과, 부모님들을 온라인에서 만나 껴안는 시늉도 했다. 이런 것들 덕분에 밤 데이트를 할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대부분의 결혼이 더 강해지고 더 안정될 것이다.

원제=Marriage With Family At Its Center
정리=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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