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재외유권자 156명 중 67명 남아…브루나이는 69명
동티모르, 투표지 한국 못 보내고 현지 개표…브루나이도 검토

동티모르와 브루나이의 한국 교민들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제21대 국회의원 재외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속속 대사관을 찾아왔다.

동티모르와 브루나이의 재외선거는 이날부터 6일까지 나흘간 오전 8시∼오후 5시 진행된다.

동티모르·브루나이 교민들, 마스크 쓰고 '재외선거' 돌입
동티모르 정부는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비상사태를 선포, 3월 30일부터 한 달 동안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국가 봉쇄' 상태다.

교민 220여명 중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단원 94명을 포함한 110여명이 귀국하고 절반 정도가 남아있다.

4·15 총선 선거인명부에 등록된 동티모르의 재외 유권자 156명 가운데 89명이 귀국하고, 현재 남아 있는 투표 예정 인원은 67명이다.

동티모르·브루나이 교민들, 마스크 쓰고 '재외선거' 돌입
동티모르 베코라 고등학교 영어 교사 박수미씨는 투표 후 "해외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 기쁘다"며 "다른 여러 나라에서 투표가 취소됐지만, 동티모르에서는 투표를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가 치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씨는 교원 해외파견사업으로 동티모르에서 봉사활동 중이다.

이친범 주동티모르 대사는 투표 후 "현지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대중교통 운행 중지, 5인 이상 모임과 행사금지 등 조치를 내려 자칫 재외선거가 취소될 위기에 있었으나, 동티모르 정부와 유기적으로 협조해 선거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동티모르·브루나이 교민들, 마스크 쓰고 '재외선거' 돌입
본래 재외투표지는 투표가 끝나고 외교행낭을 통해 한국으로 보내지만,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로 여객기 운항이 중단돼 한국으로 보낼 수 없어 현지 개표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동티모르의 투표함 회송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짐에 따라 현지 개표를 결정했다.

동티모르 재외선관위가 현지 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며, 개표는 4월 15일 국내 개표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티모르·브루나이 교민들, 마스크 쓰고 '재외선거' 돌입
주브루나이 한국 대사관도 이날 오전 8시부터 투표소의 문을 열었다.

보르네오섬 북단 브루나이의 한국 교민은 150명 안팎이며, 1970∼1980년대에 정착한 고령자들이 많다.

이번 선거 재외유권자는 69명이다.

브루나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기준 133명이다.

지금까지 7천여건의 검사가 이뤄졌고, 현재 450여명이 격리 관찰을 받고 있다.

브루나이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지난달 15일 출국 금지, 24일 입국 금지를 발표해 국경을 걸어 잠갔다.

윤현봉 주브루나이 대사는 "브루나이는 최근 들어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투표소를 열 수 있어 다행이고,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실 교민들을 한 분 한 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나이도 한국을 오가는 직항 노선이 운항 중단 상태라 중앙선관위가 현지 개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동티모르·브루나이 교민들, 마스크 쓰고 '재외선거' 돌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