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승전 75주년 행사에 외국정상들 초청…"관람객없이 예정대로 할 수도"
러 크렘린궁·국방부는 "퍼레이드 연기 결정된 바 없다" 반박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오는 5월 개최 예정이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행사를 하반기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모스크바 붉은광장 군사 퍼레이드 등 기념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되 관람객 없이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현지 유력 언론 RBC 통신은 2일(현지시간) 크렘린궁과 국방부에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은 만일 기념행사를 연기할 경우 9월이나 11월로 미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코로나19로 5월 전승기념행사 하반기로 연기 가능성"[현지언론](종합)
전 세계적으로 태평양 전쟁을 포함한 제2차 세계대전의 완전한 종전일로 간주되는 9월 2일이나, 2차대전이 치열하던 1941년 붉은광장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던 11월 7일이 거론된다.

2차 대전 중 모스크바 공방전이 한창이던 1941년 11월 7일 붉은광장에선 소련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지시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이 퍼레이드는 러시아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 행사이자 중요한 군사작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 언론은 국방부와 모스크바시가 전승절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5월 9일에 예정대로 진행하되 전염병 확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년과 달리 관람객 없이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리 코나셴코프는 이날 "승전 퍼레이드 준비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퍼레이드 날짜나 형식 변경과 관련한 아무런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 전에도 퍼레이드 준비 훈련이 실시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퍼레이드 참가자들의 발병을 막기 위해 유례없는 예방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면서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하루에 여러 차례 체온 검사를 받고 있으며, 이들이 묵는 시설에 대해서도 소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전날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전승절 퍼레이드를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2차 대전에서 나치 독일을 무찌른 것을 기리는 승전 기념일을 지켜오고 있다.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는 것을 비롯해 각종 기념행사를 연다.

특히 승전 75주년이 되는 올해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의 외국 정상들을 초청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기념행사에 초청받았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모두 이 행사에 참석하면 모스크바에서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해오면서 불발됐다.

김정은 위원장도 아직 참석 여부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자 국제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는 김 위원장의 승전 행사 참석 가능성은 커 보이지는 않는다.

"러시아 코로나19로 5월 전승기념행사 하반기로 연기 가능성"[현지언론](종합)
"러시아 코로나19로 5월 전승기념행사 하반기로 연기 가능성"[현지언론](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