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조직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카리브해에 전함과 전투기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로 확산하는 혼란을 틈타 마약조직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브리핑에 앞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마약 밀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카리브해에 정찰기와 구축함 등을 증강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조직과 한데 묶어 ‘부패한 세력’이라고 지목하며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과 같은 부패한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한 자금을 마약 판매로 마련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두로의 범법적 통치 아래 엄청나게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조직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남부군사령부는 마약선 단속과 감시를 강화할 것이며 마약밀매 근절을 위해 추가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불법 마약으로 매년 미국인 7만 명이 사망한다”며 “미국이 마약조직과 전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6일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테러 혐의로 기소했다. 마두로 대통령과 정권 고위 관계자 십여 명에게는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마두로 정권은 내부적으로는 군의 충성, 외부적으로는 러시아 및 중국 등 우방의 지지를 받으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정권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배경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