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뮐루즈에서 프랑스 전역·서아프리카까지 확산
한번에 보건선진국 명예실추…종교행사에 경계심 커져
"프랑스, 2월말 기독교 기도회에서 '코로나19 원폭' 터졌다"
프랑스가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점'이 된 계기로서 개신교 기도회가 눈총을 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프랑스 보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올해 2월 말 프랑스 동부 뮐루즈에서 열린 기독교 복음주의 교회의 한 연례 기도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원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중보건 관리들은 2천500명 정도가 운집한 이 기도회를 프랑스 최대의 집단감염 가운데 하나이자 프랑스 전역을 넘어 해외로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한 시발점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당 기도회가 지난 2월 17일부터 닷새 동안 열린 시기에 코로나19 확진자는 프랑스 전역에서 12명에 불과했고 뮐루즈가 속한 알자스 주에는 한 명도 없었다.

알자스 주에서는 첫 확진자가 2월 29일에 나왔다.

그 확진자는 조부모와 함께 뮐루즈 기도회에 다녀온 어린이들의 어머니로, 본인은 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틀 뒤인 3월 2일에는 뮐루즈에서 624㎞ 떨어진 프랑스 님에서 남성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남성도 기도회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보건당국은 기도회가 진원이라는 점을 깨달았으나 확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기도회를 통해 번져간 코로나19는 오를레앙, 디종, 브장송, 마송 등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곳들로 퍼져간 것으로 추적됐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한 간호사는 기도회에 다녀온 뒤 현지 병원에서 일하는 동료 간호사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

그 지역에서는 그로 인해 250명 정도가 감염되는 사태가 불거졌다.

프랑스령 코르시카섬에 사는 은퇴자 3명도 기도회에 다녀온 뒤 전파자가 됐다.

코로스카에서는 26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21명은 숨졌다.

기도회에서 전파되기 시작한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대륙으로까지 뻗어 나갔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유명한 목사인 마마두 카람비리와 그의 배우자는 기도회에 다녀온 뒤 자국의 1, 2번 확진자가 됐다.

현재 부르키나파소에서는 26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4명이 사망했다.

"프랑스, 2월말 기독교 기도회에서 '코로나19 원폭' 터졌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이날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전역의 확진자는 5만7천749명, 사망자는 4천43명에 달한다.

많은 이들은 프랑스처럼 공중보건 재정이 튼실하고 서비스 체계도 양호한 곳에서 창궐이 일어난 이유에 의문을 품어왔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대다수 프랑스 대중은 코로나19를 중국의 문제 정도로 여길 뿐 거의 관심도 갖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지역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올해 복음주의 교회 기도회는 2월 말에 뮐루즈에 떨어진 일종의 원자폭탄이었다"고 말했다.

기도회를 주최한 교회의 대변인들은 기도회가 열리던 당시에 정부가 보건 권고를 내린 게 전혀 없었다며 자신들을 창궐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데 대해 분개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종교단체 행사가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된 사례는 한국, 싱가포르, 인도, 미국, 이스라엘 등지에서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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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