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종합병원서 100명 넘게 집단 감염…타 병원 연쇄감염도 우려
"폭발적 감염 발생하기 전에 의료시스템이 제 기능 못 할 것"
코로나19 일본 젊은층에 확산…전문가 '의료붕괴' 우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젊은 층이 다수 전염된 것으로 2일 파악됐다.

당국은 젊은 층에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가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이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NHK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도쿄도(東京都)에서 코로나19로 확진된 416명을 분석한 결과 약 39%인 163명이 만 40세 미만이었다.

연령을 세분하면 10세 미만 4명, 10대 8명, 20대 62명, 30대 89명이었다.

당국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사망 위험이 낮다고 알려진 젊은 층을 매개로 감염이 확산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도쿄도는 이와 관련해 "젊은 사람의 감염이 파악된 것은 아직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있다.

속히 (감염자를) 확인해 중증이 되기 쉬운 고령자에게 옮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는 1일 기자회견에서 운동선수를 비롯한 젊고 건강한 이들이 감염된 사실을 거론하고서 "젊으니까, 건강하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며 젊은 층도 방심하지 말고 감염 확산 방지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외국 여행을 갔다가 집단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

코로나19 일본 젊은층에 확산…전문가 '의료붕괴' 우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교토(京都)산업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재학생과 졸업생 27명 및 이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14명까지 41명의 확진자가 전날까지 판명됐다.

지난달 유럽 5개국을 함께 여행하고 귀국한 4명 중 3명이 26∼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확진 전에 학생 간담회에 참가했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다.

일본 열도 각지 의료 기관에서 원내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일본 젊은층에 확산…전문가 '의료붕괴' 우려
병상 수 400개 규모의 종합병원인 도쿄 소재 에이주소고(永壽總合)병원이 대표적이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달 23일 입원환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지난달 말에 감염자가 100명을 넘었고 이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긴 환자를 매개로 연쇄 집단 감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 신주쿠(新宿)구에 있는 게이오(慶應)대 병원에서는 에이주소고병원에서 옮겨 온 환자 1명과 같은 병실을 쓰는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립병원기구 오이타(大分)의료센터에서는 의료 종사자와 입원 환자 등 24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도 보건의료공사가 운영하는 에바라(荏原)병원에서 비상근으로 외래 진료를 담당한 에이주소고병원 소속 30대 의사도 감염됐다.

또 다른 원내 감염이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전에 일본의 의료시스템이 먼저 붕괴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일본정부 전문가 회의는 1일 열린 회의에서 의료 체제와 관련해 "폭발적 감염이 일어나기 전에 기능 부전(不全·활동이나 기능이 완전하지 않음)에 빠질 것이 예상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이들은 특히 도쿄도(東京都), 가나가와(神奈川)현, 아이치(愛知)현, 오사카부(大阪府), 효고(兵庫)현 등 5개 광역자치단체의 의료 지원 태세가 여유 없이 압박당하고 있는 상태라며 신속히 대책을 마련하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