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초기부터 마스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아시아의 판단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1일(현지시간) CNN은 "아시아는 위기 초기부터 많은 지역에 걸쳐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며 "낮은 감염률과 빠른 확산 억제로 이것이 옳았음을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아시아 국가 이외 지역에서의 지도자들과 언론들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손을 자주 씻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집중하라고 권고해 왔던 것이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제롬 애덤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은 지난 2월 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마스크를 사지 말라!(STOP BUYING MASKS!)"고 했다. 이는 의료 종사자들이 사용할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하면 지역사회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취지였지만 "일반 대중의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마스크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주에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의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었다.

그러나 레드필드 국장은 지난달 31일 미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CDC가 지침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사용을 일반화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세계 최다이고, 사망자도 중국을 추월하며 세계에서 3번째로 많아진 이후 나온 조치다.

마스크 사용에 부정적이었던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기존 마스크 무용론에서 마스크 착용 권고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우리는 마스크 사용에 관한 증거를 계속 연구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수준에서의 마스크 사용에 대해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WHO는 아픈 사람이나 이들을 돌보는 이들에게 의료용 마스크 사용을 권장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는 다른 보호 조치들과 결합할 때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한국과 중국 본토, 홍콩, 대만 등은 모든 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고 지역사회 대규모 확산 예방에 큰 성공을 거뒀다"며 "미국도 지난 1월 마스크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신 국내 생산을 증대하고 보편적 사용을 권고했다면 얼마나 많은 감염을 피할 수 있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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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