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보도…유럽과 다른 풍경에 '비현실적 성취' 평가
WHO "아태지역 유행종식 멀어…장기전 위한 경계유지 필요"
"한국, '코로나 봉쇄' 피한 건 단기성과…일상복귀는 장기난제"
한국이 신속하고 공격적인 대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어렵게 통제할 수 있었지만 이는 단기적 성과일 뿐, 장기적인 결과는 불확실하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30일(런던 현지시간)자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이 대량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환자 분류와 배치, 접촉자 격리 등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늦출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확진자가 쏟아진 초기 대구에서 일시적으로 병상 부족 현상이 나타났으나, 생활치료시설 도입으로 병동의 부담이 줄어들며 이탈리아나 스페인과 같은 통제불능 상태로 빠지지 않았다.

이러한 조처의 결과로 지난 3주간 한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0명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외출과 영업을 제한하는 '봉쇄' 조처가 다양한 수준으로 시행 중인 미국과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상'을 유지하는 한국의 거리 모습은 되레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고 이코노미스크는 묘사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조차도 현재 시행하는 조처의 한계를 알고 우려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한국, '코로나 봉쇄' 피한 건 단기성과…일상복귀는 장기난제"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단기로는 각종 확산 저지대책으로 신규 확진자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겠지만 바이러스와 장기전에서 결국 이러한 조처를 언제, 어떤 속도로 완화할지 결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 유럽에 견줘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유를 누리지만 일상을 회복한 것과는 머리가 멀다.

개학이 계속 미뤄지고, 대부분 교회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으며, 스포츠센터 등 각종 다중시설이 운영을 중단했고 영세 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했다.

만약 신규 확진자가 몇배로 늘어난다면 한국 정부는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현재 신규 확진자가 줄기는 했어도 아·태지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이 되리라고 경고했다.

가사이 다케시(葛西健)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사무국장은 31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행이 끝나려면 멀었다"며 "코로나19 사태는 장기전이 될 것이고 우리는 경계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가사이 국장은 "모든 나라가 대규모 지역사회 전파에 대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의료계는 당분간은 현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비쳤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을 맡은 홍기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장은 이코노미스트에 "백신이 나올 때까지 경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적극적인 검사·추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