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회사채 발행 급증…무디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미국 회사채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무디스 소속 신용 전문가 에드먼드 드포레스트는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전례 없는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회사채 부도(default)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하향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항공, 숙박, 크루즈, 자동차 등 부문이 심각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유가가 추락 여파로 원유·천연가스 산업의 위험도도 크고 은행도 저금리와 신용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포레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회사채 매입 지원 결정도 투자 등급 중 신용 상태가 좋은 회사 채권만 매입하는 만큼 회사채 부도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드포레스트는 "일부 기업의 타격을 완화하겠지만, 장기적 생존능력이 불명확한 기업들의 곤경을 막아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미국의 비금융 회사채 규모는 6조6천억 달러(약 8천72조원)로 2009년 세계 금융위기가 마무리됐을 당시보다 78%나 급증했다.

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영향도 크다.

CNBC는 회사채 투자의 피해를 막기 위한 특약(Covenant)을 맺은 비율도 역대 최저 수준이어서 연쇄 도산이 현실화하면 심각한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부적격인 '정크'(junk) 등급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회사채가 이미 7천650억 달러(약 935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드포레스트는 올해 1천690억 달러(약 206조원), 내년 3천억 달러(약 366조원) 규모의 회사채가 각각 만기를 맞는다면서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기업들의 현금 확보 열기로 미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발행 규모는 730억 달러(약 89조원)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연준이 매입을 보장한 우량기업의 투자 등급 회사채가 대안 투자처로 부상한 영향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