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30일부터 육상 국경을 전면 폐쇄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한 35개 지역에서 30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며 “전체 누적 확진자가 183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서만 21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와 전체 환자가 1226명으로 증가했다.

전날까지 65개였던 확진자 발생 지역은 이날 71개로 늘어났으며 하루 신규 확진자도 처음으로 300명을 넘어섰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5일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세 자릿수(163명)를 기록한 뒤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모두 9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당국이 발표한 사망자 수가 아직 대책본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경우가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시는 이날부터 모든 주민에게 자발적 자가격리를 명령했다. 긴급한 의료 지원을 받거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 위협이 있을 때, 집에서 가까운 상점과 약국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러 가는 경우 외엔 집을 벗어나지 말도록 지시했다. 형식상 자발적 격리지만 당국이 이행을 강제하고 위반할 경우 행정 처벌 등이 가해지는 사실상의 의무격리 조치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5일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유급 휴무 기간으로 선포했다. 모스크바시는 1주일간의 휴무 동안 시내 식당, 카페, 쇼핑몰(상점), 미용실, 공원을 포함한 모든 위락시설 등이 문을 닫도록 지시했다. 러시아 정부는 외국과의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30일부터 육상 국경을 전면 폐쇄하는 정부령을 발표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