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로나 진단 키트·삼성 의료용품·LG 격리시설 용품 등 지원
공장 문 닫아도 후원은 한다…인도 내 한국기업 앞다퉈 기부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국가 봉쇄령'으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음에도 현지 기부에는 앞다퉈 동참해 눈길을 끈다.

공장 문을 닫게 돼 손실이 크지만, 더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는 인도인을 위해 각종 물품 후원에 나선 것이다.

29일 인도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근 한국에 2만5천명 분량의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주문했다.

현대차 측은 이 키트가 인도에 도착하는 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병원에 전달할 계획이다.

인도는 인구가 13억5천만명이나 되지만, 의료시설이 매우 열악해 한 번 바이러스가 퍼지면 순식간에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특히 진단 키트 수량은 매우 부족한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섭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코로나19와 싸우는 인도 정부와 국민을 위해 진단 키트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우리도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해 나가면서 인도가 최대한 빨리 정상 생활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공장 문 닫아도 후원은 한다…인도 내 한국기업 앞다퉈 기부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 세계 최대 휴대전화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는 노이다 시에 마스크 등 의료 보호 장비와 공기청정기, 체온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노이다에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가 속출하고 있어 검사 지정 병원의 경우 물품과 인력이 달리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로 물품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격리시설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온 주 중의 하나인 남부 케랄라의 격리시설에 공기청정기, 정수기, TV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현지 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LG전자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다른 기관의 동참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 대규모 자동차·가전용 강판 공장을 운영하는 포스코는 해당 주에 2천만루피(약 3억3천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진단키트 1만개도 확보해 전달할 방침이다.

기아차 등 다른 한국 기업도 조만간 지원 내용을 확정해 후원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내의 한국 기업은 25일 인도 정부가 전격 도입한 '21일간 국가봉쇄령'으로 인해 가동 중단과 판매 급감 등 큰 타격을 받은 상태다.

봉쇄 기간에는 산업 시설 가동이 중단되기 때문에 모든 공장이 잠정 폐쇄됐고 유통망도 마비됐기 때문이다.

29일 오전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79명이다.

이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확진자 수는 100명을 넘어서지 않았으나 최근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