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를 2만명 이내로 막을 수 있다면 방역에 성공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영국 내 사망자가 현재 1000명을 넘은 상황에서 앞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설명이다.

영국 국민공공보건서비스(NHS) 의료국장인 스티븐 포위스 교수는 28일(현지시간) 열린 정례 화상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실체를 보기 시작하면서 당초 우리의 예측을 조정하고 있다”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사망자를 2만명 이내로 막을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전염병에 대응을 매우 잘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위스 교수는 사망자를 2만명 이내로 막으려면 모든 국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은 지금 안주할 때가 아니다”라며 “NHS의 능력을 지키기 위해 모든 국민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7089명으로 전날(1만4543명) 대비 2546명 증가했다. 사망자는 1019명으로, 하루새 26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국민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앞으로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국민들에게 솔직히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이 호전되기 전에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민들이 규칙을 따를수록 더 적은 생명을 잃고 더 빨리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보다 더 강력한 정부 차원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3주간 주민들의 외출을 사실상 금지하고, 모든 상점을 폐쇄했다. 하지만 의약품·식료품 구입, 병원 진료, 운동 및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출퇴근 등은 허용되고 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