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국 BBC는 27일(현지시간) 총리실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존슨 총리의 증상은 경증"이라면서 "양성 판정 직후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국정 업무는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최초 확인된 이후 주요20개국(G20) 정상 가운데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존슨 총리는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존슨 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록 자가격리에 들어갔지만, 화상회의를 통해 바이러스와 싸우는 정부의 대응을 계속 주도해나갈 것"이라며 "함께하면 우리는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의 감염 경로는 아직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존슨 총리는 전날 저녁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한 대국민 박수 응원에 참여하기 위해 총리 관저 밖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존슨 총리의 확진으로 총리관저 직원 중 일부는 물론, 최근까지 함께 일했던 리시 수낙 재무장관, 맷 핸콕 보건부 장관 등도 자가격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틀 전까지 존슨 총리와 함께 정례기자회견에 참석한 크리스 휘티 정부 최고의료책임자, 패트릭 발란스 최고과학보좌관 등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존슨 총리의 약혼녀인 캐리 시먼즈가 존슨 총리와 함께 머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먼즈는 초여름 출산을 앞두고 있다.

존슨 총리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만큼 당분간 화상회의 등을 통해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지만, 치료 등을 위해 쉬어야 할 경우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사실상의 총리 역할을 맡게 된다.

앞서 영국에서는 지난 25일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71)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찰스 왕세자는 확진 판정 이후 스코틀랜드 자택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또 지난 10일엔 영국의 네이딘 도리스 보건차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도리스 차관이 지난주 의회에서 수백 명을 접촉했으며, 총리 관저에서 존슨 총리가 주최한 행사에도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사망 현황을 집계하는 월도미터스에 따르면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기준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1만1658명이며, 사망자는 578명에 이른다.

한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지난 12~13일 잇따라 부인이 각각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두 총리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들은 14일간 예방적 자가격리 상태에 들어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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