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30만엔 현금 지급

일본, 한국인 입국 거부
내달 말까지 한달 더 연장
일본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도시 봉쇄 우려가 나오면서 26일 도쿄증시 닛케이지수가 4.51% 급락했다. 일부 소비자의 식료품 사재기 움직임도 나타났다. 도쿄올림픽 연기 악재까지 겹쳐 경제가 급랭할 것으로 예상되자 일본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는 56조엔(약 620조원) 이상의 경기부양책을 내놓기로 했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01명 늘어난 2025명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이 크게 줄어든 가구에 20만~30만엔의 현금을 지급하고, 여행 수요가 격감해 생존이 위태로운 관광·요식업계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대규모 긴급경제대책을 다음달 내놓는다. 이번 대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일본 정부가 마련한 56조8000억엔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올림픽 연기하자…日 확진자 폭증
식료품 사재기도


일본 정부가 준비 중인 코로나19 대응 긴급경제대책의 핵심은 개인들에게 현금을 지급해 침체에 빠진 소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일본 전체 5300만 가구 가운데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 1000만 가구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서는 대상을 한정하지 말고 전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전 국민에게 1인당 1만2000엔의 현금을 지급했지만 돈을 쓰지 않고 저축하는 바람에 소비 증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관광업계를 살리기 위해 소비자가 외식 또는 숙박비로 지출하는 돈 가운데 일부를 국가가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대량 실업을 막기 위해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고 휴직시키는 기업에 기존 임금의 상당 부분을 국가가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도 마련한다. 또 기업의 소비세와 법인세 납부를 최장 6년까지 늦춰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대책을 내놓는 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발 불황의 영향으로 세계 주요 20개국(G20) 경제 성장률이 올해 -0.5%를 기록할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구성한 정부 대책본부 회의에서 한국과 중국에서 입국하는 이들을 지정 장소에 대기시키는 격리조치 적용 기간을 다음달 말까지 한 달 늘리기로 결정했다. 한국인에 대한 90일 이내 무비자 입국 정지, 기발급 비자 효력 중단 등 사실상의 입국 거부 조치도 마찬가지로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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