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 한국 얘기 꺼내는 것 좋아해"…의료장비 지원요청 언급은 '패스'
나토 예로 방위비 문제도 꺼내…EU 거론 "우리를 가장 이용한 건 동맹들"
트럼프 "문 대통령과 좋은대화…한국, '미국 검사 놀랍다'고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날 전화 통화에서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한국의 검사수준 등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전날에 이어 미국의 지난 8일간 검사 실적이 한국의 8주간 수치를 뛰어넘었다는 주장을 거듭 펴고, 한국이 미국의 검사에 대해 '놀랍다'고 했다면서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면서도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방금 통화했다"면서 "우리는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그들은 검사에 대해 매우 잘해왔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지금 누구보다 훨씬 더 많은 검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한국)이 8주간 한 것보다 8일간 더 많이 한다.

그리고 우리는 날마다 기하급수적으로 (검사 수치를) 올리고 있다.

정말 좋다"고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누구보다 훨씬 더 많은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걸 기억하라. 뉴스와 기자들, 미디어는 항상 한국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들(한국)은 내게 전화를 걸어 '놀랍다(amazing). 당신들의 검사 절차는 놀랍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우리는 매우 높은 수준의 검사를 갖고 있다.

그것은 매우 정확한 검사다"라고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다른 누구보다 훨씬 더 많이, 최고의 검사를 했다"며 "내가 '다른 누구'라고 말할 때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그 어느 나라도 근접하지조차 못한다"고 장담했다.

그는 "우리는 누구보다 훨씬 더 많이 검사했다"며 "우리의 검사는 최고의 검사이며 가장 정확한 검사이다"라고 말했다.

미 언론 등에서 그동안 미국의 진단키트 부족 및 검사 부진 실태 등을 비판하며 한국과 자주 비교해 온 점을 의식, 코로나19 검사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한국과의 비교를 지렛대로 대응 부실 등에 대한 비판론을 뒤집으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한가지 숫자나 정보가 일단 입력되면 잘못된 통계라도 바로잡지 않고 반복하며 '과장화법'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스타일상 미국이 한국의 검사 규모를 추월했고 검사 수준도 더 높다는 식의 '프레임'을 당분간 계속 꺼내 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은 거론하지 않은 채 자국의 검사 수준 자랑만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을 거론하며 또다시 '동맹'에 대한 비판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예로 들어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꺼냈다.

그는 미국이 전 세계 최고의 의료장비를 만들지만, EU의 경우 사양이 달라 미국산 의료장비가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모두 우리를 상대로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를 가장 크게 이용한 사람들의 일부는 우리의 동맹들이다.

그들은 우리를 재정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여러 방식으로 우리를 이용하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EU에 의해 매우 매우 불공평하게 취급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나토를 거론하며 "그들은 지불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이를 위해 지불하고 있었다.

이제 내 덕분에 그들은 많이 지불하고 있다"며 결국 그들이 4천억달러를 추가로 내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미국의 무리한 증액 요구로 막판 진통을 겪으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사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동맹에 대한 기본적인 방위비 대폭 증액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전날 전화 통화도 언급, 도쿄 올림픽 개최를 1년 연기한 데 대해 '현명한 선택', '전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 추켜세우며 "2021년 환상적인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만 1년을 연기해 완전하고 아름다운 올림픽을 열게 된 것은 전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짝수 해에 열렸고 홀수 해에 열리는 것은 아마도 처음이기 때문에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고 '환상적인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면서 "나는 그에게 거기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올림픽 참석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