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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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러시아와의 '석유 전쟁'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최근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한 뒤 경쟁적으로 증산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두 나라 간 '치킨 게임'으로 이달 들어 국제 유가는 크게 떨어졌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킬 방법과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은 전 세계가 심각한 불확실성에 놓여있는 지금 에너지 시장의 리더이자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사우디가 난국에 대처하고 에너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FT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러시아와 유가 전쟁을 선포해 증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를 향해 미국이 던진 압박 중 가장 직접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이처럼 강한 메시지를 사우디에 보낸 것은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미 셰일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유가가 하락하면 셰일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는다. 셰일오일은 중동 산유국의 유전보다 생산 단가가 높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이어야 이익이 남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최근 사우디와 러시아 간 석유 전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배럴당 20달러대 초반까지 폭락했다. 이후 미국 등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나오면서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0.48달러(2.0%) 상승한 24.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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