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미 셰일기업, 경영 개입 나선 아이칸 요구 수용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투자자 칼 아이칸이 유가 급락으로 위기에 처한 미국 셰일 기업을 상대로 경영 개입에 나선 끝에 자신의 요구를 관철했다.

25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셰일업체 중 하나인 옥시덴탈 페트롤륨은 이날 아이칸의 측근 두 명을 이사로 임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두 명의 이사는 향후 신설될 이사회 감시 위원회에도 참여해 옥시덴탈의 기업 및 자산 인수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게 된다.

아이칸은 옥시덴탈이 작년 셰브런과 경쟁해 셰일업체 아나다코를 380억 달러(약 45조6천억원)에 인수한 결정을 비난하며 경영개입 의사를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현 경영진은 몇 달 간 아이칸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국제 유가 하락으로 경영이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에서 아이칸 측과 합의했다.

옥시덴탈은 미국 내 직원 임금을 최대 30% 삭감하는 등 비용 절감 계획도 밝혔다.

미국 셰일 산업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 이상이어야 채산성을 갖지만,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현재 배럴당 24달러대에서 형성돼 있다.

아이칸은 2006년 스틸파트너스와 함께 KT&G 지분 6.6%를 확보해 경영권 분쟁을 벌인 까닭에 국내에서도 기업 사냥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