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확진자 열 명 중 한 명꼴로 사망
스페인 사망자는 中 추월…의료진 감염비율 두 자릿수
WHO "휴교·이동금지만으로는 불충분"
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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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전 세계에서 2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으로 발생한 지 3개월만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신규 확진자가 매일 수천명씩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1명꼴로 목숨을 잃었고, 스페인 사망자는 중국을 추월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선 검사와 접촉자 추적 및 격리 등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전문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26일(한국시간) 오전 5시 기준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46만2562명에 달한다. 전날 같은 시간(41만6066명) 대비 4만6496명 증가했다. 사망자는 2만876명으로, 지난해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첫 발생한 이후 3개월만에 사망자 수가 2만명을 넘었다.

국가별 확진자 수는 중국이 8만1218명으로 가장 많다. 중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며칠 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이탈리아 (7만4386명) △미국(6만4563명) △스페인(4만7611명) △독일(3만7323명) △이란(2만7017명) 등의 순이다.

유럽의 누적 확진자 수는 25만명에 육박한다. 중국 확진자(8만1008명)의 세 배 규모다. 사망자도 1만3000여명에 이른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인 이탈리아에선 이날 전날보다 7.5% 증가한 521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탈리아의 하루 기준 확진자 증가율은 지난 19일 14.9%로 최고를 기록한 뒤 20일 14.6%, 21일 13.9%, 22일 10.4%, 23일 8.1%, 24일 8.2% 등으로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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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르면 이번주 정점을 찍고 내리막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라니에리 게라 WHO 사무총장보는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의 증가율이 5∼6일 이내에 가파르게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3주 전 이탈리아 정부가 취한 주민이동 금지령과 휴교령 등의 효과가 드러날 이번주나 내주 초반 며칠이 아주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의 사망자는 전날 대비 683명 늘었다. 누적 사망자는 7503명에 달한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10.1%를 기록했다. 확진자 10명 중 1명꼴로 사망한다는 뜻이다. 치명률이 10%를 넘어선 국가는 전 세계에서 이탈리아가 처음이자 유일하다.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445명으로, 중국 사망자 수(3281명)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전 세계에서 중국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국가는 이탈리아와 스페인뿐이다. 이탈리아와 함께 국가의료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몰린 스페인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의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의료진 수가 부족한데다 마스크와 장갑 등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의료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지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스페인의 의료진 감염자는 5400여명으로, 전체 확진자 중 11.3%에 달한다. 전체 확진자 중 의료진 비율이 두 자릿수를 차지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스페인이 유일하다. 이와 함께 스페인 내무부는 지금까지 정부의 외출금지조치를 어긴 92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달 12일까지 외출금지 및 상점폐쇄 명령을 내렸다.

프랑스는 교도소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용한도를 초과한 열악한 환경의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거 조기 석방하기로 했다. 니콜 벨루베 프랑스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대 6000명을 조기 석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기준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는 2만5233명이며, 사망자는 1331명이다. 앞서 독일 정부도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에서 수감자들의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1000명을 석방하기로 했다.

WHO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늦추려고 많은 국가가 휴교와 스포츠 행사를 취소했으며 사람들에게 집에서 머무르라고 하는 등 전례 없는 조처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런 조처만으로는 전염병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의심 증상환자를) 찾아내 검사하고, 접촉자를 추적하고, 격리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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