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 논란 일자 궁색한 변명했다가 되레 매만 더 벌어
'의료진 들러리 취급' 기념촬영 中병원지도부 여론 뭇매
중국 허베이성의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원을 마치고 후베이성에서 돌아온 의료진을 '들러리'로 세우고 기념촬영을 한 병원 지도부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5일 신화통신과 상유신문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허베이성 탕산(唐山)의 한 종합병원 소속 의료진과 병원 지도부가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주인공'이어야 할 의료진들은 뒤쪽 계단 위에 '조연'처럼 서고 병원장 등 지도부는 앞쪽에 선 채 찍은 사진이 인터넷상에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중국에서는 우한(武漢)을 비롯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후베이성 지역을 지원했던 의료진을 '역행자'(逆行者·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이들과 반대로 가는 사람)라고 부르며 영웅시하고 있다.

이들이 원래 거주지로 복귀할 때는 카퍼레이드를 비롯한 각종 환영식을 성대하게 거행하고, 거리 곳곳의 전광판에 의료진의 사진과 이름이 나올 정도로 존중하는 분위기다.

그런 만큼 이 사진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더욱더 거셌다.

온라인상에서는 "지도부가 개선해 귀향한 것 같다",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울 때는 안 보이다가 공로를 빼앗는 데는 1등"이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병원 측은 논란이 되자 "사진을 찍은 곳은 격리시설인 호텔로, 규정상 지도부가 경계선인 계단 위로 올라갈 수 없고 의료진은 아래로 내려올 수 없었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으나 되레 매만 더 벌었다.

신화통신은 네티즌들이 올린 다른 단체 사진을 보면 이 의료진들이 모두 계단 아래로 내려와 찍은 경우도 있다면서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짓말로 여론에 대응하는 것은 지도부의 '시선 강탈'보다 더 부당하고 이미지를 훼손시킨다"면서 "전염병 관련 내용은 핫이슈가 되기 쉬운데, 평소처럼 '눈 가리고 아웅 하기'로 대응할 경우 사소한 일을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