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언론 "무증상 감염, 미국·유럽 빠른 확산 요인일수도"
중국 우한당국, '무증상 감염' 누락 논란에 "전염성 약해" 주장(종합)
중국 우한(武漢)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 통계에서 누락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무증상 감염자는 주 전염원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무증상 환자의 전염성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를 인용해 "현재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주로 이미 증상이 있는 환자로부터 전염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우한시 당국은 다만 "무증상 감염자도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일정한 전염 위험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전염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중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근거로 중국 공식 통계에서 빠진 무증상 환자가 4만3천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2일까지 발생한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8만1천93명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를 합하면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가 12만명을 훌쩍 넘어선다는 얘기다.

WHO는 증상이 없더라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나타내면 확진자로 본다.

한국도 이 기준을 따른다.

우한시 당국은 무증상자를 확진자 숫자에 포함하지 않는 이유로 "(중국 치료지침에 따르면) 의심·확진 환자는 임상적인 증상이 있어야 한다"면서 "무증상 감염자는 그렇지 않아, 14일간 집중격리 후 다시 검사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격리 기간 증상이 나타나면 확진환자로 공개한다"면서 "소수의 무증상 감염자가 확진환자가 될 수 있지만 절대다수는 저절로 치료된다"고 주장했다.

우한시 당국은 "무증상 감염자는 주로 밀접접촉자 검사, 집단감염 조사 및 감염원 추적 과정에서 발견된다"면서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손 자주 씻기,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기 등이 가장 효과 있는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중국 우한당국, '무증상 감염' 누락 논란에 "전염성 약해" 주장(종합)
한편 SCMP 보도 후 중국 관영 언론도 무증상 감염자의 위험성에 주목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코로나19의 2차 유행을 예방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으며 외국의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가 점차 관심을 받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우한(武漢) 1명, 샹양(襄陽) 2명 등 3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나왔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보다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단계인 유럽과 미국에서 '소리 없는 바이러스 전파자'를 주의하고,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후비제(胡必杰) 푸단대학 부속 중산병원 감염성질환과 주임은 무증상 감염자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번지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증상 감염자는 현재 중국의 전반적 방역 상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장원훙(張文宏)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전염병과 주임은 말했다.

장 주임은 "기본적으로 환자는 2주 안에 증상이 나타난다.

그렇지 않으면 3주나 4주 안에는 증상을 보인다"면서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2주 이상 신규 확진 환자가 없었고 상하이 같은 곳에서는 3주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는 무증상 환자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증상 감염자는 일반적으로 강한 유행 시기에 나타나며 신규 환자가 '제로'인 기간이 길어질수록 무증상 감염자도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