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 도시 우한(武漢)이 점진적으로 사회·경제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한시 정부는 조만간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도 재개할 방침이다. 110여개 노선 시내버스와 지하철이 전날부터 일제히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시내버스 운행이 재개되면 승객들은 탑승 전 기사에게 스마트폰 앱으로 디지털 '건강 코드'를 보여줘야 하고 체온 검사도 받아야 한다.

이처럼 우한이 점진적으로 경제·사회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극단적으로 억제돼왔던 인구 유동이 다시 본격화하면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우한에선 신규 환자가 한 명도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날엔 확진 환자 한 명이 나왔다. 이 환자는 우한에 있는 후베이성 인민병원의 의사로 밝혀져 병원 내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의 이동통신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3대 국유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의 가입자 수는 2142만2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위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가입자 수는 지난 1월 전달보다 86만2000명 감소했고 2월엔 725만4000명 줄었다. 두 달 동안 811만6000명이 이탈한 것이다. 이 회사의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00년 월별 가입자 수를 공개한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차이나유니콤의 가입자는 727만6000명, 차이나텔레콤 가입자는 603만 명 각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자가 줄어든 데는 이주노동자들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문회사 샌포드앤드번스타인의 크리스 레인 애널리스트는 "거주 지역과 일하고 있는 지역에서 별도로 통신 서비스에 가입했던 농민공(이주노동자)들이 춘제(설) 연휴 이후에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자 줄줄이 서비스를 해지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올해 춘제 때 고향에 간 농민공은 3억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2억 명가량이 2월 말까지 일터에 복귀했고 1억 명은 이달 내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전체 가입자가 16억 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감소율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면서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농민공들이 속속 현장에 복귀하고 있는 만큼 가입자는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중국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8명, 사망자는 7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중 74명이 해외에서 들어온 역유입 환자로 확인됐다. 베이징에서 가장 많은 31명이 나왔고 광둥성 14명, 상하이 9명 등이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