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기가 이미 오래 전에 후퇴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지난 3~10일 싱크탱크 등의 민간 영역 이코노미스트 34명을 대상으로 경기동향에 관한 의견을 수집했다.

그 결과 이미 일본의 경기가 후퇴(recession) 상황이라고 판단한 사람이 답변을 준 33명 중 29명으로 87.9%를 차지했다.

경기후퇴 의견을 낸 사람은 2월 조사 때(13명)와 비교해 단번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번 조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주문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지 대책으로 대규모 스포츠·문화 행사의 자제와 전국적인 초중고 임시 휴교가 시행된 상황에서 이뤄져 코로나19가 답변 내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가 후퇴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본 29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7명은 직전 경기 확장의 정점에 해당하는 시기로 2018년 10월을 거론했다.

2018년 하반기 이후로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갈등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일본의 수출과 생산도 정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일본의 1945년 종전 이후 최장 경기 회복 국면은 2002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73개월간 이어진 '이자나미 경기'가 공식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자나미'는 일본 신화에서 여러 신을 낳은 여신으로 등장한다.

일본 경제전문가 88% "일본 경기, 이미 후퇴 국면 진입"
그러나 작년 1월에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당시 경제재정·재생상(현 외무상)은 2012년 12월의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시작된 경기확장 국면이 74개월째 계속돼 '이자나미 경기'를 능가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후로도 일본 정부는 매월 내놓는 월례경제보고를 통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아 경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일본 내각부는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1.6%(연간 환산 기준 6.3%) 감소한 것으로 발표된 후인 지난달 20일의 올 2월 경제보고에서도 '완만한 회복' 판단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민간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가 지적한 것처럼 2018년 10월이 직전 경기확장 국면의 정점이었다면 아베 정부가 주장해 온 '전후 최장 경기확장 기록' 경신은 환상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