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클로로퀸 효능 언급엔 "희망 불어넣으려고 한 것…과학적 입증이 나의 일"
미 보건당국자 "사회적 거리두기 '제2의 이탈리아' 막는데 필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발병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되는 조치가 미국이 '제2의 이탈리아'가 되는 것을 막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핵심 멤버인 파우치 소장은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 이같이 밝혔다고 이 방송이 전했다.

파우치 소장은 "현재 진행되는 완화 조치들, 이러한 신체적 격리가 우리로 하여금 이탈리아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현지시간으로 22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국 누적 사망자가 5천476명으로 집계되며 5천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의 발병 궤적이 예측 불가능하긴 하지만, 당국 차원에서 이탈리아의 경로를 밟지 않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나는 우리가 그렇게 되지는(이탈리아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초반부터 취해온 제한 조치 등을 거론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왜 그리 끔찍하게 발병을 겪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중국과 그 외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서 발원한 감염 요인들을 차단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의료 물품 및 장비 부족 사태와 관련, "확보되는 자원들은 분명히 이들 자원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다발 지역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며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뉴욕주를 차례로 거명한 뒤 "이들 주가 가장 심하게 타격을 입은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뉴욕 자체적으로 자원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것 외에 우리는 연방 정부로부터도 자원들이 들어가도록 할 것"이라며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힘을 합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다발 지역이 의료물품 등의 공급에 있어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능 등을 둘러싸고 노출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간극에 대해서는 진화에 나섰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전문가적 시각에서 발언한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고 브리핑에서 언급한 바 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는 '입증되지 않은' 보고 등을 듣고 그 약이 효과가 있다면 시도해서 사용을 추진해보자고 한 것이라며 "그 약들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나의 일은 과학적 관점에서 그것들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입증하는 일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나는 순전히 의학적, 과학적인 관점을 취한 것이며 대통령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으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희망을 국민에게 불어넣어 주려는 비전문가적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