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중국 주재 미국 언론인들을 연이어 추방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이번에는 자국 미국언론 사무실에서 일하는 중국인 현지 직원들에게 퇴사 압박을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내 현지 직원에게 퇴사 압박을 넣은 미국 언론사는 뉴욕타임스(NYT),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 등 네 곳이다. 통신이 인용한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이들 언론에 소속된 현지 직원 중 최소 7명이 중국 정부 당국의 퇴사 압박을 받았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최근 중국과 미국 간 첨예화하고 있는 '언론인 추방전' 일환으로 분석된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지난달 18일 신화통신과 중국 국제방송, 차이나데일리 등 5대 중국 국영 언론사를 '외국 선전기관'으로 지정하고 규제에 나섰다. 이들 매체를 독립 언론이 아니라 중국 정부 메시지를 홍보하는 일종의 정부 기관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들 중국 언론사는 이에 따라 미국 내 자산을 미 정부에 신고하고 새로운 자산을 취득할 때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게 됐다. 또 미국 시민권자를 비롯한 모든 직원의 명단도 제출해야 한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이튿날인 2월 19일 주중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3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중국은 WSJ가 최근 게재한 ‘중국은 아시아의 진짜 병자’라는 칼럼을 문제 삼는다고 했으나 실제는 미국의 중국언론 제한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달 들어선 미국이 반격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지난 2일 신화통신 등 중국 5대 국영 언론사에 대해 미국 내 중국인 직원 수를 40%가량 줄일 것을 명령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당시 "이들 기관은 독립 뉴스 조직이 아니다"라며 "미·중 관계의 다른 분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오래전에 시행됐어야 할 공평한 경기장을 구축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다시 지난 18일 주중 미 언론사 기자 중 기자증 시효가 올해까지인 기자들을 대상으로 10일 이내에 기자증을 반납하도록 했다. 아울러 '상호주의'를 거론하며 NYT, 워싱턴포스트(WP), WSJ, VOA, 타임지의 중국 지국에 대해 중국 내 직원 수와 재정 및 운영 상황, 소유 부동산 등에 대한 정보를 서면으로 신고하도록 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