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식당선 여전히 3인 이상 식사 금지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후베이성 우한을 봉쇄한 지 23일로 두 달이 되면서 중국 내에서 신규 환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6명, 사망자는 여섯 명이라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중 45명은 해외에서 들어온 역유입 환자로 집계됐다.

중국 내 신규 환자는 지난 19일부터 사흘 연속 0명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한 명에 그쳤다. 일각에선 사실상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단계에 들어섰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해외 역유입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면서 이날 기준 누적 환자가 314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23일부터 베이징으로 향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기를 인근 도시에 우선 착륙시키기로 했다. 모든 국제선 항공편은 텐진과 허베이성 스자좡, 산시성 타이위안 등 인근 도시에 착륙해 방역 절차를 거친 뒤 무증상 승객을 태우고 다시 베이징으로 들어오게 된다. 대한항공은 23일부터 산둥성 칭다오공항을 경유해야 하고 아시아나항공은 26일부터 랴오닝성 다롄공항을 거쳐야 한다.

다른 지방정부도 코로나19 심각 국가에서 오는 모든 국제선은 전용 통로와 안전구역을 만들어 검역해 교차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검역 과정에서 확진자, 의심환자, 밀접 접촉자에 대해선 현장에서 바로 치료 및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건강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허위 보고하거나 증세를 숨길 경우 법적 조치를 할 방침이다.

코로나19 공포가 줄어들면서 중국 곳곳에선 기업들의 조업 및 영업이 빠른 속도로 재개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전국 공장의 조업 재개율이 90%에 달하고 저장성, 장쑤성, 상하이, 산둥성, 광시성, 충칭시 등은 100%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와 애플, 맥도날드 등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전역 매장의 문을 다시 열었다.

주민들의 바깥 활동도 조금씩 늘어나면서 식당과 술집은 속속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손님도 코로나19 사태 전의 60~70%까지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인 이날 베이징의 공원과 번화가, 쇼핑몰을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고 중국 전역의 주요 관광지 40%가량이 재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형 여행사들은 국내 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중국의 양대 온라인 여행사인 트립닷컴과 취날은 코로나19 사태로 두 달 간 중단했던 패키지 여행 상품과 관광지 입장권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중국 국무원은 집 안과 사람들이 밀집하지 않은 곳,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안심하기엔 이르다며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베이징의 주거단지에는 여전히 음식 배달 기사와 택배 기사 등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상당수 식당은 매장 영업을 하지 않고 포장과 배달 서비스만 하고 있다. 영업을 하더라도 한 테이블에 세 명 이상 앉는 것을 금지하고 두 명도 마주 앉지 않도록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놓는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최근 후베이성 주류 매체 기자라고 소개한 사람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일가족 세 명이 증상이 있는데도 당국이 통계에 영향을 주는 것을 걱정해 치료를 거부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중국 SNS에는 우한에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병원에서 상부에 보고하는 것을 꺼린다는 폭로가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우한 화중과학대 퉁치병원에서 지난 18일 100여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지만 당국에 보고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경증환자나 무증상자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정치적 고려까지 작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시첸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 교수는 "경증환자의 80%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중국에서 전염병이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도 "중국에선 국내외적 요인으로 숫자가 과소 보고된 거대한 역사가 있다"며 "신규 확진자가 0이라는 것에는 회의적"이라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