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매체 보도 "저유가 장기화 시 미국 셰일업계 몰락 불가피"
"유가 쌀 때 사두자…중국 대형유조선 84척 사우디로 출발"
중국이 국제유가 폭락을 이용해 원유 비축분 늘리기에 나서면서, 초대형 유조선 84척이 중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중국 경제매체 신랑차이징(新浪財經)은 중국 선박공업협회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면서 "초대형 유조선 1척에 최대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을 수 있는 만큼, (84척이면) 1억6천800만 배럴까지 적재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는 지난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무산 후 사우디가 증산을 결정하면서 급락했다.

사우디는 하루 석유 생산량을 최대 1천23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고, 러시아 최대 석유업체인 로즈네프트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약 1만2천원)에 가까워져도 증산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이러한 '유가 전쟁'으로 배럴당 50달러(약 6만2천원) 수준이던 브렌트유 유가는 9일 30% 가까운 31달러(약 3만8천원)로 떨어졌다.

18일 장중 25달러(약 3만1천원) 선을 깨기도 했던 유가는 20일 다시 30달러(약 3만7천원)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유가 하락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 나쁘지 않은 뉴스다.

중국의 지난해 원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9.5% 늘어난 5억600만t이었으며, 중국의 석유 수입액은 중국 전체 수입액의 11.6% 비중을 차지했다.

신랑차이징은 "국제유가 급락은 보기 드문 구매 기회다.

많은 외화를 절약할 수 있다"면서 "초대형 유조선을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이 대량으로 원유를 사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중국은 올해 말까지 제3기 석유비축 기지를 준공해 석유 비축공간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신랑차이징은 "현재 중국의 석유 비축분은 50일분 석유 순수입량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3기 석유비축 기지 준공과 국제 유가 급락을 잘 이용하면 국제적 규정인 90일분까지 늘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신랑차이징은 그러면서 국제유가 급락이 셰일오일 덕분에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에 오르기도 했던 미국에는 악재라고 부각했다.

미국 셰일오일은 채굴 원가가 러시아나 사우디보다 훨씬 높고,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0달러(약 4만9천원)인 만큼 현 유가 수준에서 셰일오일 업체들이 막대한 적자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셰일오일업체들은 2014년부터 많은 부채를 졌고, 앞으로 4년간 2천억 달러(약 248조6천억원) 이상 채무의 만기가 도래한다고 신랑차이징은 보도했다.

신랑차이징은 "올해 400억 달러 채무의 만기가 도래한다"면서 "국제 유가 급락 속에 미국 석유업체들이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주 24억 달러(약 2조9천억원)를 투입, 2주간 전략 비축유 7천700만 배럴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미국 석유 업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신랑차이징은 이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면서 "유가를 둘러싼 싸움이 길어지면 미국 석유 업계의 몰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